[인터뷰] 이현주 헌혈 명예장 수상 해군 부사관 “법적으로 가능한 69세까지 소중한 생명 나누겠습니다”
올해 2월 100회 달성 명예장 받아
초등 5학년부터 봉사활동 나서기도
“헌혈은 국민의 생명 지키는 실천”

“한 번의 헌혈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뒤로 헌혈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헌혈 100회 달성은 끝이 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생명 나눔을 실천해 왔다는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해군작전사령부(이하 해작사) 정훈실 소속 이현주 하사는 헌혈의 중요성, 아니 당위성을 힘줘 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부산혈액원 대연센터에서 100번째 헌혈을 하며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명예장’을 수상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임에도 벌써 헌혈 100회를 넘어선 건 분명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이 하사의 헌혈 역정은 14년 전인 고등학교 2학년 시절로 거슬러 간다. 당시 그는 친구와 경험삼아 헌혈에 참여했는데, 마치고 나오는 순간 ‘이건 누군가의 생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걸 직감했다. 이후 이 하사의 본격적인 헌혈 레이스가 이어졌다.
이 하사는 2018년 11월 헌혈 30회를 달성해 ‘은장’을 받았으며,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한 이후 2022년 3월엔 50번째 헌혈로 ‘금장’을 수상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2월 100회 달성으로 헌혈 명예장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의 헌혈 행진에서 눈에 띄는 건 최근 들어 헌혈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이 하사는 30회 달성으로 은장을 수상한 뒤 3년 8개월 만에 50회를 기록했고, 4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100회를 돌파했다.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대학교 때 디자인학부를 전공한 이 하사는 “당시 전공 특성상 밤을 새는 작업이 많았고, 꾸준히 헌혈하기엔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며 “졸업 후엔 계속 헌혈에 참여하려 했고 지금에 이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하사는 봉사 이력도 남다르다. 헌혈은 고 2때 시작했지만, 그 이전인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봉사에 발을 디딘 것. “그때 한 일이 독거노인 돌보기였는데, 어르신들의 말벗이 돼주고, 무너져 가는 집 청소랑 황토, 볕집을 섞어서 집을 지어드리는 일을 했습니다. 발 마사지를 해줬던 기억도 납니다.”
중학교 시절엔 요양시설이나 장애인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벌인 이 하사는 고등학생 땐 해외 봉사에도 나섰다. 중 3때인 2010년엔 부산YWCA 청소년 해외봉사단의 일원으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무료 급식, 사랑의 집짓기, 환경정화 활동 등을 펼치기도 했다.
이 하사가 일찍 봉사활동에 눈을 뜬 건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이 하사는 “어린시절 늘 봉사에 나서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 일을 접하게 된 것 같다”며 겸연쩍어 했다. 기실 그의 몸속엔 ‘봉사 DNA’가 흐르는 셈이다.
대학 졸업 후 기업에서 일하던 이 하사는 2021년 군인의 길로 들어섰다. 해군 부사관 임관을 앞두고는 소아암 환자를 위해 머리카락을 ‘어머나 운동본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어머나 운동본부(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는 항암치료로 탈모를 겪는 어린이를 위해 특수 가발을 제작·기부하는 사회공헌단체다.
이 하사는 LST(상륙함) 갑판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해작사 정훈실로 자리를 옮겼다. 육지 근무 후엔 격주로 혈장, 두 달에 1번씩은 전혈(적혈구·백혈구·혈장·혈소판 등 혈액의 전체 성분) 헌혈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헌혈은 군인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중한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한 체력 관리를 통해 헌혈 가능 연령인 만 69세까지 헌혈에 참여해 생명 나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의 포부가 다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