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 국경 막히자 수단 피란민 탈출로도 막혔다···인도주의 위기 고조

수단 반군 신속지원군의 공격을 받은 인접국 차드가 수단으로 통하는 국경을 폐쇄하면서 수단 난민들의 주요 탈출로가 막혔다. 3년 가까이 내전이 이어지는 수단에서 주민들이 처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아랍뉴스와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차드와 수단 간 국경이 폐쇄된 이후 신속지원군이 장악한 수단 다르푸르주 등 지역에 있는 주민들의 탈출로가 사실상 차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신속지원군은 지난해 10월 다르푸르 주도 알파시르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대량학살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속지원군을 피해 탈출하려는 주민들은 밀입국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사막을 건너 차드로 넘어가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갈취와 성폭행, 사망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아랍뉴스는 전했다. 비교적 안전한 피란길로 여겨졌던 수단과 차드를 잇는 국경이 폐쇄되면서 더 위험한 남수단과 이집트, 리비아를 통하는 피란 경로를 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차드는 지난달 23일 수단과 마주한 1300㎞ 길이의 자국 동쪽 국경을 잠정 폐쇄했다. 신속지원군이 국경 마을 알티나를 무인기로 공격해 차드 군인 5명과 민간인 3명이 사망한 데 따른 조처다.
가심 셰리프 무함마드 차드 공보장관은 당시 “분쟁이 확산할 위험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국경 폐쇄 이유를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차드 외교 소식통은 국경 폐쇄 조치가 “중립적 입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AFP에 말하기도 했다. 차드는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신속지원군에 제공하는 무기가 자국을 거쳐 전달됐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젤레케 바차 국제구조위원회 수단 서부 담당 국장은 성명에서 “많은 사람에게 차드로 넘어오는 길은 생명줄과 같았다”며 “수단에서 폭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경 폐쇄는 안전을 찾는 가족들에게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2023년 4월 수단군과 신속지원군 사이 내전이 시작된 이후 수단에서 76만5000명 이상이 차드로 피란했다. 이들의 90% 이상은 여성과 어린이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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