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AI적응 도우려, K노하우 전파합니다

박태일 기자(ehtwelve@mk.co.kr) 2026. 3. 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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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치료하던 의사가 대학에서 세상을 고치는 일에 나섰다.

의사와 목사를 거쳐 사회활동가로 변신한 안신기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 원장(61)이다.

안 원장은 2017년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은 개발도상국 대학의 역량을 키우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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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 안신기 원장
베트남·우즈베크 대학서
인재양성 돕고 기술도 전수
돌봄 로봇등 신기술 논의에
AI로 지속가능발전 모색도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12~13일 연세대서 개최

사람을 치료하던 의사가 대학에서 세상을 고치는 일에 나섰다. 의사와 목사를 거쳐 사회활동가로 변신한 안신기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 원장(61)이다. 그는 12~13일 연세대 서울캠퍼스에서 '떠오르는 미래 기술과 연대'를 주제로 진행되는 2026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을 진두지휘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논의하는 장을 연다. 안 원장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대학의 최우선 소명은 미래 세대를 키우는 것"이라며 "세상을 바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이 가장 앞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조교수로 봉직하던 그가 사회활동가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뜻밖의 사고였다. 1999년 귀가하던 중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며 경추를 크게 다친 것이다. 전신 마비를 가까스로 면했을 정도였다. "언제든 한순간에 인생이 끝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스로 묻게 되더군요."

2002년에는 아예 짐을 싸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우즈베키스탄에 장기 봉사를 떠났다. 현지 정정 불안으로 2006년 비자 연장이 거절되자 이번에는 미국 보스턴 고든콘웰신학대학원으로 건너갔다. 그는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데 영적인 해법도 찾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2017년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대학이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인류 공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이런 고민 끝에 2018년 시작된 것이 GEEF다. 안 원장은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논의의 장은 부족하다"며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기관인 대학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8회의 포럼이 열리는 동안 SK하이닉스, 유진그룹 등이 취지에 공감해 힘을 보탰고 올해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성평등가족부 등 정부 부처까지 폭넓게 참여한다.

안 원장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 발전에 대한 고민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AI는 어마어마한 엔진을 단 자동차 같은 기술인데 우리는 운전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며 최근 대학가에서 발생한 AI 집단 커닝 논란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학생들이 AI를 악용했는지에 집중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교육하지 않았다는 게 진짜 문제입니다."

AI가 인간의 삶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점 역시 GEEF 2026의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특히 초고령사회에서 피지컬 AI 기술이 돌봄 노동의 부담을 덜고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AI 같은 신기술이 지속가능발전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대학에서 숙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률이 20%도 채 안 되는데 AI 등 신기술을 활용하면 4년 내로 80% 선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 글로벌사회공헌원은 개발도상국 대학의 역량을 키우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베트남 호찌민 의약학대(UMP)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진행한 교육 협력 사업을 통해 현지 의료 인력을 양성했고 베트남 의사 국가고시 제도 설계에도 참여하고 있다. 성형외과가 없었던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연세대로 인재를 초빙해 수련시킨 후 연세대 의료진이 다시 현지로 파견돼 기술과 시스템이 자리 잡도록 지원했다. 안 원장은 "누군가를 돕는 일은 당대의 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현지 인재를 키워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태일 기자 / 사진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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