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 칼럼] 보수가 살려면 윤석열을 버려라

박양수 2026. 3. 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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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디지털콘텐츠국장


봄은 왔지만, 검찰과 사법부의 겨울은 이제부터다. 입법 권력의 ‘검찰개혁’ 회초리에 만신창이가 된 검찰은 곧 해체될 운명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 아래 국회를 통과한 ‘사법 3법’은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독립성을 잃은 사법부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당장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피해가 눈에 선하다. 법조계와 학계에선 삼권 분립 파괴 이후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 ‘민주주의 위기’ 상황을 지켜보며, 걱정이 가득하다. “다수의 횡포로 소수 의견을 무시하는 건 헌법의 공화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노(老) 교수의 지적이나, “민주화가 실현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학생운동 출신 정치인들이 정치 아닌 집권 투쟁을 하고 있다”는 진보 성향 모 학자의 쓴소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일찍이 한국 정치사에서 이런 정치 집단은 없었다. 강력한 지지율의 대통령과 막강한 의석 수의 여당 만으로도 모자라 검찰과 사법부 틀까지 자신들의 의도대로 뜯어고친 것이다.

국민의힘은 “중동 리스크를 핑계삼아 사법 파괴법을 부랴부랴 통과시켰다”며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도 “이재명 정권이 사법부를 발 아래 두고, 독재의 액셀레이터를 더욱 거세게 밟을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누가 뭐라 하든 ‘상갓집 개’ 취급하듯 무시한다.

민주당의 광속 질주는 국민의힘의 낮은 지지율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 6~7일 국민의힘 지지율이 23.7%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지지율(46%)의 딱 절반 수준이다. (에브리리서치 전국지표조사, 무선 RDD 방식의 ARS 전화조사로 진행, 응답률은 3.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연한 얘기지만, 권력의 집중은 정치 권력의 독재화를 초래한다. 강력한 권력을 틀어쥔 정치 집단일수록 그런 방향으로 갈 개연성이 높다.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자 레비츠키와 지블랫도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그 점을 지적했다.

두 학자가 저서에서 짚은 독재로 가는 징후는 4가지다. 이들은 특히, 정치 지도자의 말과 행동의 변화에 주목했다. 즉, ‘헌법 등 민주주의 규범을 준수할 의지가 있느냐의 여부’, ‘상대 정당을 적이나 범죄 집단으로 매도하는 등 부정하는 태도’, ‘폭력의 묵인이나 조장’, ‘집회 금지나 언론 탄압 등 기본권을 억압하는 경향’ 등이다.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민주당의 방약무인(傍若無人)은 국민의힘 책임이 더 크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여전히 국회 탓, 국무위원 탓이다. 그런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은 선고 이후에도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 없이 상처 받은 국민의 마음에 재를 뿌려댔다. ‘12·3 비상계엄’ 이후 15개월이 돼가는 데도 실망한 보수와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보수의 겨울이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국민의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나 진배 없다. 2024년 총선 참패 이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파면으로 입법·행정 권력을 잃었다. 상대 정당에게서 ‘내란 정당’이란 비아냥을 당해도 꿀먹은 벙어리다. 여전히 ‘윤석열 블랙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장 대표다. 그에겐 역대 보수정당의 실패를 불러왔던 ‘배신자 정치’의 껄끄러운 기억들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승민 원내대표를 배신자 취급하며, 친박(친 박근혜)만 감싸다가 탄핵 당했다. 윤 전 대통령도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동훈 전 대표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웠다. 장 대표는 ‘당 게시판 사건’의 책임을 물어,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그를 제명했다.

다가올 ‘6·3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참패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국민들이 ‘양심’과 ‘염치’라는 전통적 보수의 가치를 잃고 ‘윤석열 늪’에서 허우적대는 국민의힘에 기회를 줄 리 만무하다. 그나마 보수 정치가 살려면 ‘윤석열’을 버리는 길 뿐이다.

박양수 디지털콘텐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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