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면 돈벼락 맞는다”…코스피 10조 던진 외국인이 몰래 쓸어 담은 ‘이것’
현대건설·삼성E&A 등 건설주에는 매수세
에너지 인프라 투자 기대·전후 재건 수요 영향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을 회수한 가운데, 건설주에는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와 전쟁 이후 재건 수요 가능성이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0조2000억원 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이 나타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정학적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외국인 자금이 단기간 빠르게 빠져나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같은 기간 건설업종에서는 외국인 매수 흐름이 이어졌다. 시장 전체에서는 매도가 확대되는 가운데 특정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선별 매수’ 양상이 나타난 셈이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현대건설을 1339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삼성E&A 526억원, 대우건설 353억원, KCC 267억원 등을 사들였다.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기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매수 비중에서도 건설업종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순매수 금액의 시총 대비 비율은 대우건설 0.96%, 현대건설 0.82%, 삼성E&A 0.81%로 집계됐다.
증권업계는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건설주 매수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내놨다.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질수록 글로벌 에너지 공급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각국이 관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원전과 같은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고, 인공지능 산업 성장으로 전력 소비가 빠르게 늘면서 전력망과 발전 설비 투자 수요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인프라 확충이 맞물리면서 에너지 관련 건설 프로젝트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에너지 공급망 불안 속에서 각국이 인프라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산유국 설비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러한 흐름은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동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와 중동 저탄소 사업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E&A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거론된다. LNG와 수소, 탄소 포집 등 에너지 전환 관련 사업이 확대될 경우 플랜트 건설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언급된다.
전쟁 이후 재건 사업 기대도 일부 투자 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걸프전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인프라 재건 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난 뒤 도로와 항만, 발전소 등 기반 시설 복구 사업이 대규모로 발주되면서 건설사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의 경우 재건 비용이 약 87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이 전후 복구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건설 시장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란 재건 사업의 경우 미국 제재가 유지되는 한 달러 결제와 자금 조달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건설사 수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적 변수와 금융 제재가 동시에 작용할 경우 실제 사업 참여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미·이란 충돌 자체는 건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철강과 시멘트, 운송비 등 건설 원가를 끌어올릴 수 있고 중동 지역 기존 프로젝트 지연이나 신규 수주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비용 확대는 건설사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반등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영향 속에 최근 대규모 매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도 상승했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0.72포인트(5.35%) 오른 5532.59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1조78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세로 전환했다. 기관 투자자도 2878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조2526억원을 순매도했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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