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소원 대상은 모든 확정판결... 중복 청구도 가능"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확정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을 앞두고 "원칙적으로 모든 확정판결이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꼭 대법원에서 판결을 받지 않아도, 1·2심에서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 재판소원 청구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헌법재판소는 오늘(10일)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재판소원법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이번 주 공포되면 바로 시행됩니다. 법이 시행되면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법상 재판소원 청구 대상인 '확정판결'이 대법원 판결인지, 검사나 피고인이 상소하지 않아 확정된 1·2심도 포함되는지 불분명했는데, 헌재는 3심까지 가지 않아도 확정된 판결이라면 청구 대상이라고 분명히 한 겁니다.
다만 재판소원을 노리고 일부러 상소하지 않는 경우에 대비해 "심급제도를 통해 (기본권 침해에 대한) 권리 구제가 가능하다면 (재판소원을) 각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헌법소원 심판의 본질이 '권리 구제'에 있는 만큼,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절차를 충분히 지키지 않은 사건이라면 보충성 원리 위반을 이유로 각하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헌재는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재판소원을 중복적으로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헌재가 재판 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법원이 헌재 결정 취지와 다르게 판단할 경우엔 또 재판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겁니다. 헌재 관계자는 "당사자가 침해된 기본권 구제를 위해 재판소원을 다시 청구한 것을 두고 결코 '남소'라고 할 수는 없다"며 "헌재의 분명한 결정 취지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와 상반되는) 판단을 반복한다면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헌재는 재판소원 접수 건수가 연간 약 1만~1만 5000건에 달할 거라 예상된다면서도 상당수는 각하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헌재는 법원이 한 법률 적용이나 사실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헌법적 중요성이 있거나 권한을 판단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재판소원 제도를 운용해 지체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법 시행을 앞두고 아직 해소되지 않은 문제들도 있어 일선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당장 '재판 취소 이후 절차'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힙니다. 재판소원법은 헌재가 법원의 재판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지만, 취소 이후에는 "법원이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하여야 한다"고만 돼 있습니다. 헌재에서 취소한 재판을 어느 법원에서 다시 심리해야 할지가 불분명한 겁니다. 헌재는 이와 관련해선 "재판이 취소되면 그 심급 단계로 사건이 돌아가게 된다"면서도 "재판을 다시 해야 할 법원이 어딘지의 문제는 답변드리기 어렵다. 법원 내부 사무 분담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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