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공포에 기업들 비명"… 은행권, 기업대출 건전성 ‘경고등’

주형연 2026. 3. 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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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등 요동치자 국내 은행권의 기업대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단기간에 끝나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에너지 비용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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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비용 급등 우려
은행권, 산업별 익스포저·中企 중심 리스크 점검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중동 지역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등 요동치자 국내 은행권의 기업대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54조3288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9757억원(0.8%)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4조1372억원,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포함)이 2조8385억원 각각 늘어나며 전체 기업대출 확대를 이끌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운전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와 전력비, 원자재 가격이 함께 상승해 기업의 영업비용이 늘어나고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취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기업대출 포트폴리오와 산업별 익스포저를 재점검하며 에너지 가격 상승 시나리오에 따른 잠재 부실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업종별 스트레스 테스트와 리스크 점검 회의를 확대하며 상황 관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너지 가격 변동에 민감한 항공·해운·물류·화학 업종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해당 업종은 유가 상승 시 연료비와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들 업종의 차주를 중심으로 현금흐름과 차입 구조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결국 은행권 대출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던 시기에는 항공사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돼, 전 세계적으로 20여개 항공사가 파산하는 등 업종 전반의 신용 위험이 확대되곤 했다.

은행권은 아직까진 기업대출 건전성이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하지만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단기간에 끝나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에너지 비용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유가 상승이 금융권 건전성에 미칠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단순한 원자재 가격 문제를 넘어 금융시장 전반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글로벌 물가를 자극할 경우 긴축 정책 우려가 재부각될 수 있다"며 "다만 유가 상승 추세가 1~2개월 내 안정될 경우 인플레이션으로의 전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유가 상승 폭과 지속 기간이 확대되는지 여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치솟게 되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최소 0.3%포인트(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p 오를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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