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2 – 공존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기호일보 2026. 3. 10. 15: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가 하는 생각은 과연 온전히 자신의 생각일까.

우리는 종종 익숙한 생각들을 자신의 판단이라 믿는다.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는 전편 '주토피아'에 이어 다양한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고쳐 가는 과정 속에서 주토피아는 조금씩 공존의 도시로 나아간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진형 동국대 강사
우리가 하는 생각은 과연 온전히 자신의 생각일까. 우리는 종종 익숙한 생각들을 자신의 판단이라 믿는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것은 사회 속에서 반복되며 굳어진 관념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형성된 생각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지점이 바로 편견일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라 여기지만, 타인은 그 반대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흔히 "나는 편견이 없다"고 믿는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작동하는 기제가 바로 선입견이다. 갑작스러운 불행이나 혼란이 닥쳤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원인을 찾으려 하고, 그 과정에서 쉽게 편견에 기대게 된다. 두려움과 공포가 커질수록 선입견은 더욱 빠르게 증폭된다.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는 전편 '주토피아'에 이어 다양한 동물이 공존하는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화려한 모험담에 머무르기보다, 불안이 키운 선입견이 공동체의 공존을 얼마나 쉽게 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때 거리의 사기꾼이었던 여우 닉 와일드와 교통 단속원 출신 토끼 주디 홉스 콤비의 활약은 이번에도 이어진다. 둘은 정식 파트너가 되어 주토피아의 치안을 맡는다. 그러던 중 도시에서 입국이 금지된 뱀의 허물이 발견된다. 파충류는 포유류를 잡아먹는 위험한 존재라는 인식 때문에 이 도시에서 공존할 수 없는 종으로 여겨져 왔다. 밀입국한 뱀의 흔적을 추적하던 중 주디와 닉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원래 주토피아는 파충류와 포유류가 함께 살도록 계획된 도시였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도시의 핵심 시설인 기후 조절 장치를 설계한 인물이 바로 그 뱀의 증조할머니였다는 사실도 밝혀진다. 그러나 한 자본가가 그녀의 공을 가로채고, 파충류가 포유류를 잡아먹었다는 거짓 소문이 퍼지면서 결국 파충류는 도시에서 배제되었다는 진실이 드러난다. 이후 사건은 정리되고, 주토피아는 포유류뿐 아니라 파충류 역시 시민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줄거리만 보면 단순한 모험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편견은 개인의 문제일까, 아니면 사회 구조의 문제일까. 그리고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는 과연 어떻게 유지되는가. 영화는 그 답을 주토피아의 과거에서 찾는다. 누구도 차별을 의도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도시에서도 거짓 소문과 오래된 선입견은 특정 집단을 공동체 밖으로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도 겹쳐 보인다. 우리는 종종 차별의 원인을 개인의 악의나 편견에서 찾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제도와 환경, 관습 같은 구조적 요소가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겉으로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회라도 모든 이에게 동일하게 열려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영화가 던지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공존이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는 끊임없이 조정하고 보완하는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유지된다.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고쳐 가는 과정 속에서 주토피아는 조금씩 공존의 도시로 나아간다. 어쩌면 진짜 주토피아란 이미 완성된 이상향이 아니라, 그 방향으로 계속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려는 사회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