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일 공포에 노봉법까지… 기업들 ‘먹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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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기업들이 이번엔 쏟아지는 하청 노동조합의 임금 교섭까지 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국제유가와 환율에 언제 바뀔 지 모르는 미국의 관세까지 대외 경영 변수가 줄을 잇는 와중에, 10일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은 더 이상 경영 현안에 대응하기 어려운 '먹먹'한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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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한화오션 등 공문 받아
중동 전쟁 변수에 또 다른 악재
재계 “기업 경영도 마비될 지경”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기업들이 이번엔 쏟아지는 하청 노동조합의 임금 교섭까지 응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국제유가와 환율에 언제 바뀔 지 모르는 미국의 관세까지 대외 경영 변수가 줄을 잇는 와중에, 10일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은 더 이상 경영 현안에 대응하기 어려운 ‘먹먹’한 지경에 이르렀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재계 관계자는 “이러다 우리나라 모든 대기업·공기업들이 수많은 하청업체들과 1년 내내 교섭을 해야 할 처지”라며 “인사·노무는 물론 기업 경영도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 날에만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포스코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한화오션, CJ대한통운, 한국GM 등이 교섭 요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거제에선 한화오션 하청노동자와 사내 구내식당 등 복지업무 담당 노동자들이 속한 하청 노조가 한화오션에 올해 5번째 교섭요구서를 보냈다.

현대모비스지부도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램프사업부 일방적 매각’을 반대하며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공문을 전달했다.
SK와 에쓰오일, 고려아연 등 석유·화학업계는 물론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등 자동차·부품 업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건설업체들도 쏟아지는 하청업체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할 상황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사내하청, 사내용역, 자회사 기업 147곳에 종사하는 조합원 1만명이 실질적 지배·결정력을 행사해 온 16개 원청에 교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조만간 해당 원청에 교섭 및 체결 권한, 협약의 준수·이행 의무과 임금인상·임금지급 연대책임, 고용안정, 노동안전보건 등의 요구안도 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원청은 즉각적인 반응은 자제하면서도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일부 기업은 법무법인 등에 자문하는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업은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가 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준비하고 있다. 노조법은 회사가 교섭 요구를 받으면 7일간 해당 사실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준비하는 하청 근로자가 14만명이라고 하는데, 이들과 교섭해가면서 언제 경영을 하고 생산을 하겠는가”라며 “노사 분쟁으로 싸우다 세월을 다 보낼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수까지는 몰라도 해외 기업들이 국내 진출을 꺼려할 것”이라며 “고용은 노동과 자본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데, 노동만 있고 자본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노동계는 원청과의 단체교섭에서 사용자가 인정된 범위를 벗어난 무리한 요구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행위는 자제하고 교섭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창립 70주년 영상 축사에서 “(노란봉투법 시행이)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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