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충격에도…한국 공적금융, 화석연료에 재생에너지 13배 투자

김규남 기자 2026. 3. 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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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

석탄에 견줘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를 재생에너지 확충 전까지 활용하잔 주장이 있지만, 이번과 같은 '공급망 충격'이 반복되는 상황에선 "'안정적 가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공적금융은 지난 11년간 화석연료에 141조원을 지원했지만 재생에너지 지원은 13분의 1에 불과한 11조원에 머물렀는데, 화석연료 지원액의 일부라도 국내 전력망과 재생에너지 공급망, 청정산업에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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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LNG는 ‘탄소중립 가교’ 아닌 ‘취약 경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지난 7일(현지시각)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우리도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를 중동에 의존한다. 전쟁 직후부터 국제 유가와 환율, 해상 운임 등이 동반 급등했는데,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마찬가지였다. 화석연료 공급망의 불안과 이로 인한 위기가 거듭되는 만큼,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화석연료가 아닌 재생에너지 지원에 더 집중해야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난 10여년간 한국 공적금융은 재생에너지 지원액의 13배가 넘는 돈을 화석연료에 투자해왔다.

기후운동단체 기후솔루션은 10일 관련 ‘이슈브리프’를 통해 가스를 “더는 에너지 전환기의 ‘탄소중립으로 가는 가교’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석탄에 견줘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를 재생에너지 확충 전까지 활용하잔 주장이 있지만, 이번과 같은 ‘공급망 충격’이 반복되는 상황에선 “‘안정적 가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2023년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일으킨 홍해 사태, 이번 호르무즈 위기까지 유사한 위기가 최근까지 반복됐다. 이런 충격은 엘엔지 현물시장 가격을 급등하게 하고,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한국전력공사의 부채 증가 등의 문제로 국내에 고스란히 전가된다.

실제 유럽 여러 나라는 이러한 위기를 구조 전환의 기회로 삼았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위기 이후 유럽 전체적으로 러시아산 가스 비중은 45%에서 19%로 줄었다. 공급처만 바뀐 게 아니라 가스 소비가 17% 줄었고 재생에너지는 58% 늘었다. 기후솔루션은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7개월 동안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168조원의 화석연료 수입 비용을 방어했다고 전했다.

기후솔루션은 이에 따라 국내 산업의 경쟁력과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선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공적금융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공적금융은 지난 11년간 화석연료에 141조원을 지원했지만 재생에너지 지원은 13분의 1에 불과한 11조원에 머물렀는데, 화석연료 지원액의 일부라도 국내 전력망과 재생에너지 공급망, 청정산업에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브리프를 작성한 김준호 기후솔루션 수석자문위원은 “공적금융의 역할은 보증과 투자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민간자본은 시장의 기회를 보고 따라온다. 정부는 이번 위기를 에너지 조달 구조와 투자 우선순위를 재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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