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80주년…“AI 시대 노동권 보호·조직률 제고 추진”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조직화…200만 목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조직률 제고와 인공지능(AI) 시대 노동권 보호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노동 중심 사회’를 위한 투쟁을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관에서 ‘창립 80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한국노총의 역사에 대해 “80년 역사 중 절반 이상이 독재체제 아래 놓여 있었다”며 “그 시절 노총은 군사정권을 지지하고 유신체제와 호헌을 지지하기도 했는데, 이것이 한국노총이 ‘어용노조’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창립 80주년을 맞은 오늘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과오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은 “그 시기의 한국노총을 친정부 행보만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며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조직 확대와 노동자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이어왔고,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고민과 실천도 분명 존재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한국노총이 추진할 핵심 과제로 조직률 제고와 AI 시대 노동권 보호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가 확대됐지만 법과 제도가 바뀌었다고 조직률이 저절로 높아지지는 않는다”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 노동기본권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은 여전히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로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조직의 울타리 안으로 끌어오고 노동기본권 사각지대를 줄이며 흩어진 노동의 힘을 모아 교섭력을 높이는 것이 조직률 제고의 본질”이라며 “200만 조직화를 목표로 산업과 고용형태 변화를 반영한 조직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I 확산에 따른 노동권 문제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우려하는 것은 로봇과 AI 도입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노동자가 배제되는 구조”라며 “기술 도입 과정에서 고용 영향을 점검하고 노동자와 협의하는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환 교육 체계 구축과 소득 공백을 줄이기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해 ‘전환형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것이 변해도 노동자의 가장 큰 힘은 단결”이라며 “고용형태와 세대, 일하는 방식이 달라도 서로를 경쟁 상대로 보지 않고 함께 지켜야 할 동지로 바라보는 새로운 단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결한 노동자는 끝내 승리할 수 있다”며 “앞으로 다가올 한국노총의 다음 100년을 희망의 100년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가자, 함께 바꾸자, 그리고 함께 승리하자”고 말했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달 25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65세 정년 보장 △공적연금 강화 △고용·사회안전망 확충 △장시간 노동 근절 △실질임금 회복과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노조할 권리 전면 보장 △원청 책임 강화 △AI 발전에 따른 노동 통제·감시·차별 방지 제도 마련 등을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박인상 전 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정치·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통해 창립 80주년을 축하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좋은친구산업복지재단’ 후원 행사도 겸해 진행됐으며, 한국노총은 2010년부터 창립기념식과 후원의 날 행사에서 모금된 후원금을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공헌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권기백 기자 baeki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