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글이 통신] 선행학습, 많이 하기보다 제대로 해야
지금까지 배운 과정을 탄탄히 해 놓았다면 선행학습을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하기를 권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선행학습보다 이전의 과정에서 생긴 빈틈부터 채워야 합니다.

얼마 전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에게서 “선행학습을 얼마나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도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무렵 주변 친구들이 앞서나가는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수학 선행학습을 많이 한 기억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선행학습은 유익합니다. 한번 접해본 내용을 학교 수업에서 다시 배우면 이해 속도가 빨라집니다. 따라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선행학습이 실제로 도움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단순히 낯선 것과 기초가 부족한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선행학습은 낯섦 혹은 익숙하지 않음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은 공부하는 내용이 단지 처음 보는 것이어서가 아니라 기초가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수학에서 미지수가 많아지고 식이 길어지면, 결국 중학교 때 배운 분수, 인수분해, 방정식 변형 등의 연산에서 작은 실수가 누적되어 무너집니다. 이런 경우는 선행학습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행학습을 하기 전에 고민의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선행을 얼마나 해야 할까가 아니라 이전에 배운 것을 얼마나 단단히 해놓았는가를 먼저 확인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과정에서 완전히 내 것이 아닌 부분이 떠오른다면 선행학습을 늘리기보다 그 부분을 압축적으로 다시 공부하는 쪽이 더 효율적입니다. 정리하자면 선행학습보다 복습이 더 유익할 때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선행학습이 효과가 있으려면 완전한 이해가 동반돼야 합니다.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 중에는 문제집만 여러 권 반복해서 푸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다 보면 문제 형태가 조금만 바뀌어도 어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이해가 아니라 암기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선행학습도 단순히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할 때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바엔 선행학습을 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결국 선행학습을 할지 말지는 본인의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과정을 탄탄히 해놓았다면 선행학습을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하기를 권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선행학습보다 이전의 과정에서 생긴 빈틈부터 채워야 합니다. 주변에서 누가 어디까지 진도를 나갔는지에 휩쓸릴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디에서 왜 막히는지를 파악하고 내게 맞는 학습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지원 서울대 경제학부 22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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