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왕사남’이 가져다 준 안도감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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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봤어요? '왕과 사는 남자'."
계유정난 이후 폐위된 단종의 이야기를 휴먼 드라마로 풀어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물론 '왕과 사는 남자'가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새 1000만 영화의 탄생에 안도한 이유가 있다면, 그 감각을 모두가 다시 확인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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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찾은 단골 미용실의 헤어스타일리스트가 말을 건넸다. 짧게 대답한 뒤 주위를 둘러보니, 손님들 대다수도 ‘왕과 사는 남자’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화를 굳이 꺼낸 건 그날의 기억이 인상적이어서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같은 영화를 언급하고 감상을 나누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던가.
계유정난 이후 폐위된 단종의 이야기를 휴먼 드라마로 풀어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외화와 한국 영화를 통틀어 2024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나온 1000만 영화다. 지난해 관객 1억명 유지마저 위태로울 정도로 최악의 흥행 가뭄을 겪었던 극장가에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숙부에게 죽음을 맞는 어린 선왕이 유배지 마을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나눴다는 장항준 감독의 상상력은 희극과 비극을 오가며 관객들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 모았다.
물론 ‘왕과 사는 남자’가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어색한 컴퓨터그래픽(CG), 산만한 연출, 개연성과 고증의 부족은 비판 지점으로 꼽힌다. 평론계가 개봉 초기에 이 영화를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모처럼 탄생한 1000만 영화를 두고 찬사와 혹평이 엇갈리는 이유다.
그런데도 위화감보다 안도감이 앞선다. 단지 1000만 영화의 계보가 이어졌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정파와 성별·세대에 따라 사분오열된 한국 사회에서, 파편화된 개인들마저 각자의 스마트폰 속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흩어진 지금, 우리가 여전히 같은 것을 보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아서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시대에 뒤처진 공간처럼 취급되던 영화관이 여전히 사람들을 연결하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상영관에 기꺼이 모여든 사람들이 함께 스크린을 바라보고, 어둠이 드리운 객석에서 같이 웃고 울 수 있다는 것. 새 1000만 영화의 탄생에 안도한 이유가 있다면, 그 감각을 모두가 다시 확인했기 때문은 아닐까.
[최현재 문화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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