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옵션 외인 맞나요? 3쿼터 마법을 부린 워싱턴

황민국 기자 2026. 3. 1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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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워싱턴(가운데)이 지난 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전에서 승리한 뒤 팀 동료들의 물 세례를 받고 있다. KBL 제공

주어진 역할은 조연이지만, 활약상은 당당한 주연이다.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의 2옵션 외국인 선수인 브라이스 워싱턴(30)이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워싱턴이 순위 싸움이 치열해진 시즌 막바지 훨훨 날면서 정관장의 선두 도약 가능성도 높아졌다.

워싱턴은 지난 9일 서울 삼성전(84-79 승)에서 25분 19초를 뛰면서 30점 9리바운드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정관장이 2쿼터 한때 삼성에 24점차까지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은 주역이라 더욱 빛났다.

워싱턴이 보여준 하이라이트 필름은 25-45 열세로 시작한 3쿼터에 나왔다. 1옵션 외국인 선수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 파울)을 범하면서 흔들리자 먼저 투입된 그는 3점슛 2개를 포함해 22점을 쏟아내면서 2점차 추격을 이끌었다. 워싱턴의 3쿼터 22점은 허웅(KCC)의 이번 시즌 한 쿼터 최다 득점 기록(20점)을 깰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워싱턴도 “내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예전엔 한 쿼터 14점이 최고였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단순히 득점만 많은 게 아니었다. 워싱턴은 3쿼터 10개의 야투를 시도해 9개를 림에 꽂았다. 상대 수비가 떨어지면 3점슛을 던지고, 달라 붙으면 과감하게 파고 들면서 반칙까지 유도하는 3점 플레이를 만들었다. 박정웅과 문유현, 박지훈이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의 공을 가로채면 속공을 완성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김효범 삼성 감독이 “우리의 수비가 읽힌 것 같았다. 어떤 수비를 펼치더라도 워싱턴이 잘 대처하더라”고 탄식할 정도였다.

워싱턴의 활약은 최근 오브라이언트가 부진에 빠지면서 더욱 빛났다. 워싱턴은 지난 7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도 10분 남짓을 뛰면서도 오브라이언트와 똑같은 9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오브라이언트의 백업인 그가 이번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경기 숫자도 어느덧 10경기로 늘어났다. 출전 시간이 들쭉날쑥한 2옵션 선수라는 점에서 갈채를 받을 만 하다.

워싱턴은 자신에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워싱턴은 “언제나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코트 뿐만 아니라 웨이트와 재활 등 모든 면에서 경기에 뛸 준비를 해야 한다. 나는 몇 분을 뛰든 임팩트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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