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 없다더니 또…" 리니지 클래식 부활 이면에 도사린 고질병

이혁기 기자 2026. 3. 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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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언더라인
엔씨소프트 리니지 클래식
이용자 대거 모으며 흥행 성공
하지만 논란 아예 없는 건 아냐
과금 논란과 일명 ‘작업장’ 등
흥행 악영향 미치는 변수 존재

# 엔씨소프트의 신작 '리니지 클래식'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만든 '리니지'의 2000년대 초기 버전을 완성도 높게 복원해 린저씨(리니지+아저씨) 세대를 매료시킨 결과다.

# 하지만 환호의 뒤편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새어 나온다. 엔씨소프트가 "월정액 외 추가 과금은 없다"던 공언을 출시 직후 뒤집은 데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작업장' 문제까지 불거지면서다. 리니지 클래식의 빛과 그림자를 취재했다.

리니지 클래식이 누적 매출 400억원을 돌파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사진 | 더스쿠프 포토]
엔씨소프트가 오랜만에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주인공은 지난 2월 11일 정식 출시한 '리니지 클래식'이다. 1998년 론칭해 지금까지 서비스 중인 '리니지'의 2000년대 초기 버전을 복원한 게임이다.

수백억원을 들여 개발하는 최신 트리플A급 게임과 비교하면 전체 규모나 그래픽은 초라한 수준이지만, 이 게임은 연일 주목할 만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리니지 클래식은 오픈 이후 최대 동시접속자 32만명, 누적 매출 400억원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매출은 2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트리플A급 흥행작 '아이온2' 일평균 매출이 20억원대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PC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게임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리니지 클래식은 2월 24일 기준 PC방 일간 점유율 11.4%를 기록하며 10%의 벽을 넘었다. 여기에 힘입어 2월 3주차 주간 PC방 점유율 순위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진입장벽이 높고 마니아층이 두터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로는 이례적인 흥행이다.

신작의 성과는 주가에도 반영됐다. 리니지 클래식 출시 직전인 2월 6일 21만6500원이었던 주가는 26일 23만1500원으로 20일간 6.9%가 올랐다.[※참고: 9일 현재 엔씨소프트 주가는 21만3500원으로 리니지 클래식 출시 직전보다 하락했지만, 이는 최근 벌어진 미국-이란 전쟁에 영향을 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 빛: 성공한 추억 마케팅=리니지 클래식이 흥행을 끈 비결은 '원조의 향수'에 있다. 과거의 리니지를 그리워하는 중장년층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게 이 게임의 특징인데, 이를 위해 도트(점ㆍdot)로 이뤄진 투박한 그래픽과 다소 불편한 옛날 인터페이스까지 구현했다. 이것이 '린저씨' 세대의 취향을 관통해 강력한 유저 결집력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의 저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월 26일 엔씨소프트가 1분기에 예상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상향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아이온2와 리니지 클래식의 연이은 성공으로 엔씨소프트 영업이익이 정상화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올해 리니지 클래식 매출은 189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며 전체 영업이익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 더스쿠프 포토]
■ 그림자① 고질적 문제 '과금'=문제는 과거의 리니지를 부활시키면서 엔씨소프트 게임의 고질병도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그중 하나는 과금 방식이다. 리니지 클래식을 출시하기 전, 엔씨소프트는 매달 2만9700원을 결제하는 '월정액제' 외에 다른 과금 요소를 넣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시 당일 당초의 공언과 달리 유료 아이템이 게임 내 상점에서 판매되면서 엔씨소프트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지나친 과금' 논란이 재점화했다.

논란의 도마에 오른 건 3000원짜리 확률형 아이템 '신비의 큐브'다. 이 아이템은 100% 확률로 '신비의 행운 상자'를 지급하는데, 이 상자의 핵심은 '주문서'다. 일정 확률로 얻을 수 있는 '주문서'가 게임 캐릭터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필수재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 확률형 아이템이란 '확률에 의해 내용물이 결정되는 아이템'을 의미한다. 성능이 좋은 아이템일수록 획득 확률이 낮게 설정돼 있어 이용자의 추가 과금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힌다.]

물론 리니지 클래식의 과금 강도가 말 많았던 기존 엔씨소프트 게임들 수준인 건 아니다. '신비의 큐브'는 게임 캐릭터 하나당 월 10회(총 3만원)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2만9700원짜리 월정액을 더하면 1인당 한달에 최대 5만9700원까지 결제할 수 있는 셈으로, 한국 PC 게임 이용자의 월평균 지출 금액(2024년 6만9552원ㆍ한국콘텐츠진흥원)보다 적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이 차가운 시선을 보낸 건 엔씨소프트가 스스로 내세웠던 약속을 며칠 만에 뒤집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리니지 클래식 홈페이지에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에선 '또 캐시템(유료 아이템) 출시냐' '그럴 줄 알았다' 등 이용자들의 불만 섞인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런 과금 논란에 엔씨소프트 측은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 그림자② 속칭 '작업장' 논란=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골칫거리는 이른바 '작업장'이라 불리는 세력이다. 작업장이란 국내외에 사무실을 차려두고 매크로(캐릭터를 자동 조종하는 프로그램)와 도용된 명의를 이용해 대규모로 불법 계정을 굴리는 조직을 뜻한다. 주된 목적은 게임 속 사냥터를 장악해 '아데나(리니지 클래식의 화폐단위)'를 독식하고 이를 팔아 현금화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려는 일반 이용자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곤 한다.

워낙 고질적인 문제인지라 엔씨소프트도 나름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이는 게임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하는 계정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십만개에 달하는 캐릭터 계정이 제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한 이용자가
하지만 작업장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모든 공격을 막아야 하는 게임사보단 새로운 우회 방법을 찾는 쪽이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임사가 규제 기준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김정태 동양대(게임학) 교수는 "비정상적인 플레이의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잡으면 일반 유저들까지 억울하게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면서 "게임사 입장에서도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가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니지 클래식은 논란과 우려를 딛고 롱런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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