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보지 않은 길 ‘노봉법’, 상생과 절제로 연착륙시켜야

2026. 3. 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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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10일 시행에 들어갔다.

사용자 범위를 원청으로 넓히고, 노조가 초래한 파업 손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며, 노동쟁의 대상을 정리해고·구조조정까지 확대한 것이 골자다.

앞서 민노총은 노봉법 시행 이후 원청이 교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압박 투쟁을 거쳐 7월 1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동계의 절제와 사용자의 상생의지, 그리고 정부의 입법 보완책이 노봉법 안착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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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10일 시행에 들어갔다. 사용자 범위를 원청으로 넓히고, 노조가 초래한 파업 손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며, 노동쟁의 대상을 정리해고·구조조정까지 확대한 것이 골자다. 노사관계의 틀을 바꿀 법 시행에 경영계는 폭풍전야의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를 다독이듯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 노사 간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경영계는 책임있는 자세로, 노동계는 절체와 타협의 자세로 임하면 원·하청 노사가 상생하는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장관이 노동계에 절제와 타협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욕구 분출로 흐르고 있다. 민노총은 10일 금속노조 등 7개 산별노조 소속 사업장을 중심으로 원청 사용자에게 교섭 요구 공문을 일제히 발송했다. 여기엔 900여개 사업장의 하청 노조 조합원 13만7000여명이 참여한다. 산업계 전반에 대규모 춘투(春鬪)가 몰아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민노총은 노봉법 시행 이후 원청이 교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압박 투쟁을 거쳐 7월 1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현장에선 이미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노동부가 “원칙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힌 임금 인상 문제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경우 생산 공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청소·급식 업체 직원들까지 원청과 동일한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NHN 노조는 교육 부문 자회사의 사업이 축소되자 NHN 본사의 ‘실질적 지배력’을 주장하며 자회사 노조원에 대한 본사 고용 승계를 주장하고 있다. 원·하청 노조 간의 노-노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하청 근로자가 원청에 임금 인상이나 복지 확대를 요구할 경우 원청 근로자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청노조가 원청에게 요구하는 핵심의제는 결국 임금과 직접고용이다. 이런 요구가 전 업종에서 봇물처럼 터지면 사용자의 비용 부담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사용자성의 모호성도 하청과의 갈등 요인인데, 정부는 ‘단체교섭 판단 지원위원회’를 설치해 이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입법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행정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노사는 법정 공방으로 날을 지새야 한다. 노봉법 리스크가 산업계 전반을 잠식하게 되면 결국 노동자의 일자리가 위태롭게 된다. 노동계의 절제와 사용자의 상생의지, 그리고 정부의 입법 보완책이 노봉법 안착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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