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임상 모두 매력적”…글로벌 빅파마 한국 투자 러시

임서아 기자 2026. 3. 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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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이 잇따라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신약 후보 물질과 임상시험 환경이 결합되면서 한국이 글로벌 임상시험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다시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경쟁력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신약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후보 물질의 특허권 확보와 공동 개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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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7100억원·릴리 7400억원 베팅 결정
정은경 장관 “글로벌 경쟁력 강화 계기”
정은경 복지부 장관(왼쪽 3번째)과 패트릭 존슨 일라이릴리앤컴퍼니 인터내셔널사업 총괄 대표(왼쪽 4번째)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 및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복지부]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이 잇따라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신약 후보 물질과 임상시험 환경이 결합되면서 한국이 글로벌 임상시험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와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앤드컴퍼니(릴리)는 9일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 및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릴리는 향후 5년간 약 5억달러(약 7400억원)를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투자한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복지부와 약 7100억원 규모 투자 협약을 맺었다. 로슈 역시 글로벌 임상시험 확대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신약 파트너 찾는 글로벌 제약사

글로벌 빅파마의 국내 대규모 투자 사례는 그동안 많지 않았다. 2019년 영국계 아스트라제네카, 2014년 미국계 존슨앤드존슨(J&J) 등의 투자가 대표적이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다시 한국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경쟁력 있는 신약 후보 물질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약 개발은 일반적으로 동물 실험을 거쳐 임상 1~3상을 통과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대학 교수진이 참여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동물 실험과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을 통과한 신약 후보 물질이 다수 존재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왼쪽)과 요르그 루프 로슈 인터내셔널 리전 총괄이 3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복지부]

신약 후보 물질 연구·임상·허가 능력을 의미하는 국가별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순위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올라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신약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후보 물질의 특허권 확보와 공동 개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릴리와 로슈는 투자금 일부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신약 개발 역량 강화와 글로벌 진출 지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임상 환경 경쟁력…한국 '시험장' 부상

한국의 임상시험 환경 역시 글로벌 빅파마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신약은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 2상과 3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해야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대형 병원이 밀집해 있고 환자 수가 많다는 점은 글로벌 빅파마 입장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또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 2·3상 결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해외 규제 기관에서도 높은 신뢰도를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슈와 릴리의 투자금 상당 부분도 국내 임상시험 확대에 집중될 전망이다.

증시도 주목…바이오 생태계 확장 기대

이 같은 투자 확대 기대감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이오 기업 펩트론은 과거 릴리와 펩타이드(단백질 조각) 기반 의약품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한 이력이 부각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펩트론은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약물을 체내에서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방출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 기술은 비만·당뇨 치료제 등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과의 접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재까지 릴리와의 기술이전 계약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분석 실험을 진행중이다. [출처=SK바이오사이언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상업 생산 단계에서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원료의약품(API) 생산 분야에서는 SK팜테코가 협력 파트너로 언급되고 있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기업들도 수혜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CRO 기업 가운데서는 드림CIS, LSK글로벌PS, 씨엔알리서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협약은 국내 제약·바이오 유망 기업의 혁신 신약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가속화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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