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논란에도… 정부는 왜 '웹보드 게임' 규제 풀었나
규제 풀린 웹보드 게임 명암 1편
월 결제 상한액 오른 웹보드 게임
저비용 고효율 가진 ‘수출 역군’
게임 업계 모처럼 훈풍 불었지만
웹보드 게임 그림자 없는 건 아냐

# 업계는 이번 상향 조치가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웹보드 게임이 '수익원(캐시카우) 역할'을 회복한다면 국내 게임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이 봄빛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활개치는 불법 환전과 사행성 논란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더스쿠프가 웹보드 게임 산업의 빛과 그림자를 취재했습니다. 視리즈 '규제 풀린 웹보드 게임 명암' 1편입니다.
고스톱이나 포커ㆍ바둑 등 전통 보드게임을 다루는 '웹보드 게임' 산업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20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게임산업법 시행령은 베팅ㆍ배당이 있는 카드ㆍ화투ㆍ스포츠 승부예측 등의 게임의 경우, 이용자 한명이 1개월간 구매할 수 있는 게임머니나 아이템의 한도를 7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었는데, 이를 100만원으로 끌어올리겠단 개정안이 나왔으니 업계에 신바람이 분 건 당연했죠.
1월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 개정안은 2월 3일 대통령령으로 공포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됐습니다.[※참고: 여기서 '게임머니'는 웹보드 게임에서 통용되는 가상의 화폐를 의미합니다. 대부분은 판돈 용도로 쓰입니다. '아이템'은 게임에서 이로운 효과를 주는 역할을 합니다.]
웹보드 게임 업계 입장에선 엄청난 호재를 만난 셈입니다. 구매 상한액이 게임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사례를 한번 살펴볼까요? 12년 전인 2014년 문체부는 개정안을 통해 당시 게임사들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던 웹보드 게임의 결제 상한액을 일 3만원, 월 30만원으로 제한했습니다.
그러자 승승장구하던 웹보드 게임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축소했습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5000억원대를 기록했던 웹보드 게임 시장 규모는 개정안이 통과한 2014년에 2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고, 이듬해인 2015년엔 1500억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0/thescoop1/20260310101717349cacd.jpg)
웹보드 게임이 주력인 게임사 실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한게임포커' '한게임 신맞고' 등을 운영하는 NHN의 영업이익은 2024년 3분기 -113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76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같은 기간 네오위즈 영업이익도 65억원에서 265억원으로 1년 새 4배로 늘어났습니다.
■ 빛① 저비용 고효율 = 정부가 웹보드 게임 규제를 이렇게까지 완화해 준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도 있겠지만, 국내 게임 생태계에서 웹보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웹보드 게임은 게임 업계에서 뛰어난 가성비를 가진 '캐시카우(cash cow)'로 손꼽힙니다. 무엇보다 개발ㆍ유지보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듭니다. 포커나 고스톱ㆍ보드게임 등은 규칙이 명확히 정해져 있어 큰돈을 들여 특색있는 스토리나 시스템을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출시 이후에도 마찬가지죠.
그러면서도 웹보드 게임은 인기 장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나 1인칭 슈팅 게임(FPS) 못지않은 몰입감을 갖고 있습니다. 카드패와 확률, 베팅 전략, 게이머 간의 심리전 등이 만드는 긴장감은 이용자의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기에 충분합니다.
이렇게 '저비용 고효율'이란 장점을 갖춘 웹보드 게임은 주로 게임사의 '매출 방어' 수단이자 '수익성 증폭 장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웹보드 게임이 게임사의 '기초체력'을 담당하는 셈입니다.
■ 빛② 수출 역군 = 웹보드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외화를 벌어오는 '수출 역군'이라는 점도 정부가 '한도액을 늘려준' 이유입니다. 글로벌 게임, 카지노 산업 시장조사기관 아일러스&크레지크 게이밍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소셜 카지노 시장 규모(68억 달러ㆍ10조150억원) 중에서 한국 게임사 '넷마블'과 '더블유게임즈'가 각각 6.9%, 5.9%를 차지했습니다.
둘이 합쳐 12.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조원이 넘는 해외 매출을 끌어온 셈입니다. 상위 15개 업체가 전체의 80%를 차지할 만큼 이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결과입니다. K-웹보드 게임은 경쟁력도 세계적입니다.
![[사진 | NHN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0/thescoop1/20260310101718671fwno.jpg)
이처럼 국내 웹보드 게임의 위상은 상상 이상으로 높습니다. 정부가 게임머니 한도액을 늘려준 이유와 명분도 여기에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입니다. 규제 완화로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불법 환전과 사행성 논란 등 이면에서 파생될 수 있는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이길래 이런 우려가 나오는 걸까요. 이 부분은 2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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