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장님 보니 병이 낫는 것 같수다”… ‘제주형 건강주치의’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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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얼굴만 봐도 병이 낫는 것 같수다."
이날 오영훈 제주지사가 제주도가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처음 도입한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운영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주치의가 환자의 건강 이력을 관리하다 상태가 악화되면 2·3차 병원으로 연계하고 치료 후에는 다시 동네 의원에서 사후 관리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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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의원·서광서보건지소 찾아 도민 의견 청취
시행 넉달 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4340명 등록
도내 16개 의료기관서 19명 의사 참여 빠르게 확산
오 지사 “7월부터 전국 시범사업… 제주 모델 반영 요청”

“원장님 얼굴만 봐도 병이 낫는 것 같수다.”
9일 서귀포시 안덕면 안덕의원. 진료실에 들어선 86세 해녀 박영추 할망이 활짝 웃으며 건넨 말이다. 이날 오영훈 제주지사가 제주도가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처음 도입한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운영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김상길 원장은 “지사님과 취재진이 와서 할머니 혈압이 조금 높게 나왔다”며 웃으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어 “짜게 드시면 안 됩니다. 국은 건더기만 드시고 국물은 남기세요”라며 식습관부터 차근차근 짚었다. 또 “고지혈증에는 곱창이나 오징어, 전복처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좋지 않다”며 대신 등푸른생선을 권했다. 평생 물질을 해온 해녀의 생활을 고려한 맞춤형 동네 진료였다.
이를 지켜보던 오 지사는 “86세가 아니라 70세처럼 보인다”며 “정말 젊게 사신다”고 웃었다.
제주형 건강주치의는 주민이 동네 의원을 자신의 주치의로 등록하면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상담, 생활습관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 제도다. 주치의가 환자의 건강 이력을 관리하다 상태가 악화되면 2·3차 병원으로 연계하고 치료 후에는 다시 동네 의원에서 사후 관리를 맡는다. 대형병원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 지역 기반 예방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보통 병원에 가면 의사를 만나는 시간보다 대기 시간이 더 길다. 진료 시간도 5분 남짓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치의에 등록하면 궁금한 점을 수시로 상담하고 건강 관리 조언도 받을 수 있다.
오 지사가 건강주치의제도에 대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묻자 김 원장은 “영미권처럼 주치의에 등록하면 전화 상담을 하거나 예약 진료를 받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방문 진료도 가능하다”며 “제주가 이런 시스템을 먼저 도입한 만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장점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제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등록자는 2012명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4340명으로 늘었다. 4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도내 16개 의료기관에서 19명의 의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대상은 12세 이하 아동과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이날 오 지사는 안덕의원과 연계된 서광서보건진료소도 찾아 원격 협진 운영 상황까지 꼼꼼히 점검했다. 주민이 보건진료소에서 화상으로 의사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는 과정을 살폈다.
서광리 주민 조도진(78)씨가 화상 진료 중 “밥 먹고 식초를 먹으면 혈당에 좋다는데 괜찮느냐”고 묻자 김 원장은 “예전에 유행했던 방법이지만 지금은 권하지 않는다”며 대신 식후 5000보 걷기 운동을 권했다.
이날 김 원장은 원격 협진에서도 어르신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또박또박 짚어줬다.


서광서보건진료소에는 89종의 약품이 비치돼 있어 의사가 이를 참고해 처방하면 주민은 현장에서 바로 약을 받을 수 있다.
한 주민은 “병원 가려면 버스 시간 맞추기도 힘들었는데 주치의 등록 후 훨씬 편해졌다”며 “혈압 같은 만성질환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오 지사는 “제주형 건강주치의는 도민이 생활하는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건강을 관리받을 수 있도록 돕는 지역 기반 일차의료 모델”이라며 “동네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를 강화하면 불필요한 상급병원 이용과 응급실 과밀화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7월부터 전국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는데, 그 단초를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이 제주도”라며 “상반기 중 성과를 정리해 7월 시작 예정인 국가 주치의 시범사업에 제주 모델을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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