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답답한' 광주 시내버스…도착지 안내 먹통·미설치 수두룩

김현수 기자 2026. 3. 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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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선안내 모니터 고장 수년째 방치돼
단말기·통신·GPS 오류 등 원인 다양
작년 민원 41건 발생…전년보다 5배↑
광주시 "차기 계약시 다각도 검토 예정"
지난 8일 광주광역시의 한 시내버스에서 행선 안내 모니터가 고장 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김현수 기자

광주광역시 시내버스의 행선 안내 모니터 고장·방치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답답하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그 목소리가 민원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행선 안내 모니터는 지난 2022년 '광주 시내버스 모니터 설치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시민들에게 행선정보를 명확하게 제공하기 위한 취지였다.

사업 시작 당시 입찰로 선정된 모니터 담당 업체는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을 대상으로 매체 사용료를 납부하고 광고 등 수익 모델을 창출한다. 해당 사업은 비예산민간사업인 만큼 광고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모니터의 유지보수 비용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약 2년 전부터 나타난 행선 안내 모니터의 잦은 고장으로 인해 시민들은 '있으나마나'라고 지적한다.

이전 정류장 오표기·화면 멈춤 등…시민 한숨
실제 일부 시내버스에서는 행선 안내 모니터의 고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일부 시내버스는 화면이 멈추면서 이미 지나간 정류장을 다음 정류장으로 표기되는가 하면, 또다른 시내버스에서는 화면 자체가 꺼져있는 등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며 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이에 탑승객들은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다음 정류장을 확인하거나, 애플리케이션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의 시민들은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목적지를 지나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말바우시장으로 장을 보러 가기 위해 버스에 오른 정모(72)씨는 "예전에 모니터가 멈춘 줄 모르고 목적지를 지나친 적이 있다"며 "정차벨을 미리 누르려면 직전 정류장을 알아야 한다. 길을 잘 모르거나 나처럼 고령으로 잘 듣지 못한 이들은 모니터에 나온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매일 출근을 위해 시내버스를 이용한다는 김다영(29)씨는 "버스를 타면 모니터가 고장 나 있는 모습을 자주 봤다"며 "시내버스 수가 많은 만큼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운 점은 이해하지만, 모니터가 고장 났을 때의 즉각 대처가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광주광역시의 상무63 버스의 모니터가 멈춰 '상무해광한신아파트'에서 '용봉쌍용아파트'로 정류장이 잘못 표기돼 있다. 김현수 기자

지난해부터 민원 급증…근본적 문제 해결 안 돼
행선 안내 모니터 고장은 2024년부터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서버와 단말기 운영체계가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화면 꺼짐 등의 현상이 처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주원인으로는 단말기 신호 교란, 통신 끊김 현상, 버스 외부 충격, USB 포트 문제, GPS 전파 위치정보 오류 등이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민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120콜센터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된 행선 안내 모니터 관련 민원은 2024년 8건에서 2025년 41건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안정화 작업을 실시했지만, 올해 들어 10건의 민원이 들어오는 등 모니터 고장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은 모니터 고장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면 담당 업체에 공문을 보내 시정을 요구하지만, 업체 측의 일시적 조치만 이뤄질 뿐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담당 업체와의 계약기간이 오는 2028년까지인 만큼 대대적인 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오류 현상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달 25일 시내버스의 행선 안내 모니터에서 오류가 발생해 정류장 정보 대신 광고만 송출되고 있다. 김현수 기자

"예산·매뉴얼 부재 등으로 고장 대처 어려워"
업체 측은 편성된 예산 없이 광고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으로 유지보수를 실시해야 하는 만큼 모니터 고장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명확한 현장 대처 매뉴얼이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화면 멈춤 현상은 모니터 재부팅 등 간단한 조치로 해결할 수 있지만, 버스 기사가 운행 중 실시간으로 모니터 상태를 인지하기 어려워 오류가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지난 5일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지구의 한 버스정류장에 BIT(버스도착안내단말기)가 설치되지 않은 모습. 김현수 수습기자

전체 정류장 절반 BIT 미설치…"확충 노력 중"
이러한 '대중교통 정보 깜깜이' 현상은 버스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광주시 전체 정류소 2400곳 중 버스도착안내단말기(BIT)가 설치된 곳은 지난해 12월 기준 1256개소로, 전체 정류장 대비 52.3%의 설치율을 보였다.

이 중 광산구는 설치율이 37.4%로 가장 저조하다. 정류장 10곳 중 약 6곳이 애플리케이션의 도움 없이는 탑승해야 할 버스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BIT 신설이 쉽지 않은 것은 6년 이상 지난 노후 단말기가 전체의 43%(542대)를 차지해 교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광주시는 연간 이용자 수와 노선 수 등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확충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행선 안내 모니터의 고장 현상을 인지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차기 계약 시 모니터 전면 개선과 LCD 노선안내도 설치 등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