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후드, 어린이에게 공정·정의를 알려주다

김효정 2026. 3. 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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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어린이 청소년 인문학 서점 ‘인디고’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발행
로빈 후드의 둉기 정의를 주제로 제작
한국 유일 어린이 인문학 잡지 가치 높아
어린이 대상 인문학 잡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표지. 인디고 서원 제공
어린이 대상 인문학 잡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앞과 뒤 표지. 인디고 서원 제공
어린이 대상 인문학 잡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목차. 인디고 서원 제공

대한민국 전국 단위로도 거의 드문 어린이 대상 인문학 잡지가 부산에서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문예(문학)지, 과학과 게임을 다루는 잡지, 성적 향상을 돕는 학습지 같은 정기 간행물은 많지만, 오직 인문학만을 다루는 어린이 정기 간행물은 이젠 거의 사라졌다. 많은 이들이 “이 잡지가 현재 한국에서 유일한 어린이 대상 정통 인문학 정기 간행물일 것 같다”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그 주인공은 부산의 어린이·청소년 인문학 서점 인디고가 발행하는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이다. 2004년 시작한 인디고 서원은 2006년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인문 교양지 <인디고잉>을 시작해 지금까지 발행하고 있으며, 어린이 분야를 특화해 2021년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를 시작했다.

<인디고잉>도,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도 모두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 인디고서원 역시 참고서와 문제집을 팔지 않는 어린이, 청소년 서점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비아냥과 걱정을 동시에 들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허아람 인디고 서원 대표가 “빚을 져서라도 5년은 지켜내겠다. 그러니 그 말은 이제 그만하라”라고 공약할 정도였을까.

인디고 서원은 22년째 버티고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인문학 잡지를 정기적으로 내고 있다. 토론회, 특강 등 프로그램 영역도 다양화했다. 심지어 2007년부터 인디고 서원 옆에 채식 식당 ‘에코토피아’를 열고 철학을 공부하고 영혼을 나누며 음식까지 만드는 특별한 문화 기획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식당은 이제 ‘부산에 오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전 세계 사람에게 각인되고 있다. 외국은 한국보다 채식의 역사와 문화가 발달했고, 채식주의자가 많아 외국으로 채식 전문 식당을 찾으며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인디고잉>과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는 현재 계절별로 발행되는데 매번 새로운 잡지가 나올 때마다 “이번 호도 무사히 발행돼 감사하다”라고 인사 받는다. 사실 어린이, 청소년 인문학 잡지는 남기는커녕 손해보는 작업이기에 만들지 않는 것이 돈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이번 호도 무사히 발행했다는 것만으로 칭찬듣지만, 제작진은 인터뷰 대상도, 글쓴이도, 앞표지와 내지 그림까지 모두 유명한 전문가에게 의뢰한다.
어린이 대상 인문학 잡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내지. 인디고 서원 제공
어린이 대상 인문학 잡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내지. 인디고 서원 제공

다행히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도 재미있는 기사, 예쁜 그림으로 구성했다. 봄호의 주제는 ‘우리 모두 로빈 후드처럼 용감하고 정의롭게!’이다. 제작진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주변을 돌보는 힘을 담은 ‘봄의 새싹처럼, 작지만 강인한 힘을 가지기를!’,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진정한 힘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우리 모두는 사랑으로 살아갑니다’, 영국 아티스트 제이콥 콜리어의 이야기로 AI를 어떻게 삶에서 활용하면 좋을지 질문하는 ‘AI 시대, 상상의 힘으로 새로운 노래를 불러봐!’, 가장 필요한 곳에 영리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우리 모두 로빈 후드처럼 용감하고 정의롭게!’, 세상을 바꾸는 꾸준한 노력을 담은 ‘매일매일 희망을 심는 사람들’ 등이 대표 기사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봄호에선 당장 눈에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이어가야 할 실천의 이야기들이 많고, 기사뿐만 아니라 활동지, 토론 질문을 제공해 아이들이 직접 생각해 답을 작성하도록 유도한 것이 특징이다.

봄호의 메인 기사인 ‘우리 모두 로빈 후드처럼 용감하고 정의롭게!’에선 인상적인 문장이 많이 등장하다. 그중 한 가지를 꼽자면, ‘정의로운 행동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 사랑이 없으면 정의로운 행동은 남을 위한 행동이 아닌, 나 자신만의 정의를 위한 행동이 될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싶어도 못 읽는 친구들을 위해 책을 훔치는 로빈 후드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책은 지식을 알려주고 또 다양한 감정이 들게 한다. 좋은 책이 없어서 책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책을 준다면, 그들은 책을 통해서 새롭고 더 나은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 대상의 인문학 잡지지만, 어린이를 키우는 어른이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된다.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의 1년 구독은 4권에 4만 5000원이며, 권당 구매도 가능하다. 권당 가격은 1만 2000원이다. 051-628-2897.

어린이 대상 인문학 잡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내지. 인디고 서원 제공
어린이 대상 인문학 잡지 <희망을 부르는 어린이> 봄호 내지. 인디고 서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