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질 축구 선수 괜찮은가…“관건은 근육량이 아니라 힘 대비 체중”

김세훈 기자 2026. 3. 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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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마 트라오레(오른쪽). 게티이미지

축구 선수에게 근육이 많을수록 유리한지, 혹은 지나친 근육량이 경기력에 부담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스페인 윙어 아다마 트라오레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제한했다고 최근 밝혔다. 누누 감독은 “트라오레의 근육은 유전적 요인이 크다”며 “추가 웨이트 훈련은 필요 없고 부상 예방 운동 정도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축구에서 근육량은 가속력과 몸싸움 능력, 반복적인 스프린트 수행 능력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정 수준 이상 근육이 늘어날 경우 오히려 경기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퍼포먼스 전문가 트리스탄 베이커는 디애슬레틱을 통해 “축구 선수에게는 ‘골디락스 존’이라 불리는 적정 체형이 존재한다”며 “선수들은 90분 동안 약 10㎞ 이상을 뛰면서 빠른 방향 전환과 스프린트를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체지방은 낮고 근육은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는 몸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체중이 늘어나면 발과 발목의 탄성 반응도 떨어질 수 있다. 베이커는 “하체가 스프링처럼 반응해야 하는데 체중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스프링이 눌린 것처럼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근육량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고성능 트레이닝 전문가 대니얼 부스는 “근육량이 많다고 반드시 느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핵심은 근육량이 아니라 체중 대비 힘을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즉 체중이 늘더라도 그에 비례해 힘과 폭발력이 증가한다면 근육은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만, 체중만 늘고 힘이 증가하지 않는 경우에는 오히려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선수들은 근육량을 줄이거나 늘리면서 경기 스타일에 맞는 체형을 찾아왔다. 벨기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는 2018년 월드컵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복귀 당시 근육량을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반대로 독일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는 최근 체중을 늘리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한 몸싸움에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육이 늘어나는 부위 역시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축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근육은 하체와 코어이며 상체 근육은 지나치게 늘어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퍼포먼스 코치 닐 파슬리는 “현대 축구 선수의 체형은 강한 하체와 코어, 상대적으로 날씬한 상체가 특징”이라며 “과도한 상체 근육은 체중 부담을 늘리고 관절 스트레스와 산소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엘리트 축구 선수의 체중이나 체지방에 대해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디애슬레틱은 “결국 축구에서 이상적인 근육량은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포지션과 신체 구조, 유전적 특성에 따라 적절한 수준이 달라지며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니라 실제 경기력”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선수가 가진 근육이 속도와 힘, 부상 저항력을 높이는 기능적 근육인지, 단순히 체중만 늘리는 근육인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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