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서 머리로 번진 ‘K뷰티’...새 수출 동력으로 떠오른 ‘K헤어케어’
K뷰티 열풍이 피부에서 머리카락으로 번지고 있다. 스킨케어 중심이던 K뷰티가 두피·모발 관리 시장으로 확장되며 헤어케어 제품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업계의 헤어케어 제품 수출액은 4억7817만달러로 전년(4억1307만달러)보다 15.7%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컨디셔너와 트리트먼트, 헤어 에센스 등 ‘기타 제품’ 항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항목 수출액은 2024년 2억3937만달러에서 2025년 2억9110만달러로 21.6% 증가했다. 샴푸 수출도 같은 기간 1억6662만달러에서 1억7807만달러로 6.9%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중국·일본·대만·러시아 순으로 수출액이 많았다.
헤어케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도 앞다퉈 해외 공략에 나서고 있다. 두피 관리와 탈모 케어 등 기능성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류 타고 K헤어케어 인기… 외국인 소비 급증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소비자 사이에서도 K헤어케어 제품은 ‘핫템’으로 꼽힌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간 외국인 고객의 헤어케어 상품 매출은 연평균 7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12% 급증했고, 지난 1~2월에도 헤어토닉·앰플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66% 늘었다.

국적에 따라 선호 제품도 차이를 보였다. 올리브영 글로벌몰 구매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인 고객들은 트리트먼트·헤어 에센스·헤어 오일 등 모발 관리 제품을 많이 찾았다. 반면 영국인은 탈모 샴푸, 헤어토닉 등 기능성 제품 비율이 높았고, 미국인은 손상모 관리와 탈모 관련 샴푸를 주로 구매했다. 호주 소비자는 고데기 등 헤어 스타일링 기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한국 헤어케어 제품 인기 비결로 K드라마와 K팝 등 한류 콘텐츠 확산을 꼽는다. 한국 배우와 아이돌 가수가 보여주는 윤기 있는 머릿결과 정돈된 헤어스타일이 해외 팬의 관심을 끌면서 한국식 모발 관리 방법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 ‘눈물의 여왕’이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이후 해외 SNS에서는 주인공 김지원의 긴 생머리 스타일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는 ‘Korean hair routine(한국식 모발 관리법)’ ‘Korean glass hair(한국식 윤기 나는 머릿결)’ 같은 키워드로 한국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피와 모발을 피부처럼 관리하려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트렌드 역시 헤어케어 수요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헤어케어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37억7700만달러에서 2030년 61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역시 2025년 약 882억달러에서 2033년 1504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해외 공략에 속도…ODM은 기술 경쟁
K헤어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샴푸·트리트먼트 같은 기본 제품을 넘어 두피 관리와 탈모 케어 등 기능성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애경산업은 지난 2일부터 자사 헤어 브랜드 ‘케라시스(Kerasys)’ 제품 3종(샴푸·컨디셔너·스프레이)을 월마트에 납품하며 미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케라시스는 월마트 390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될 예정이며, 입점 점포 수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케라시스는 중국, 남미, 유럽 등 전세계 32개국에 진출해 최근 3년간 해외 매출이 연평균 23%씩 성장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려’ ‘미쟝센’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려’ 제품군은 탈모 관리 샴푸가 인기를 끌며 중화권 매출이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미쟝센’의 헤어 에센스 제품 ‘퍼펙트 세럼’은 지난해 미국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탈모 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도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닥터그루트 제품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코스트코 682개 매장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해 상반기 북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00%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푸드트럭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열고 현지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미국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히기도 했다.
국내 뷰티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들도 기술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헤어케어 관련 연구 인력을 전년 대비 30% 늘리고, 얼굴 피부 관리 제품에 쓰이는 기능성 성분을 두피 제품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고체 형태 ‘샴푸바’ 제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 코스맥스 역시 헤어케어 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헤어케어 관련 특허 24건을 출원했고, 모발 내부까지 영양 성분 전달을 강화하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헤어케어 제품 직접 수출액은 2023년 687%, 2024년 205%, 2025년 155% 증가하며 최근 3년 연속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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