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로보틱스 등 신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가전=LG' 공식에서 벗어나 피지컬AI 관련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중이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가전 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사업 경쟁력으로 저평가주 오명을 벗을지 주목된다.
LG전자의 가정용 홈 로봇 클로이드 /사진제공=LG전자
■ LG, 그룹 차원에서 로봇 사업 강화…피지컬AI 기업으로 변모 중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가정용·상업용·산업용 로봇 사업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다. 가정용은 가전을 담당하는 HS본부에서, 상업용은 지난해 인수한 베어로보틱스에서, 산업용은 자회사 로보스타와 LG전자 생산기술원에서 각각 담당한다. 특정 분야가 아닌 전 영역에서 로봇 사업을 키워나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까지 전개하고 있다. 이번 CES 2026에서는 액추에이터 브랜드 '악시움'을 선보였다. 기존 모터 부문 경쟁력을 살려 액추에이터 사업을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핵심 구동 부품으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등으로 구성된다.
LG전자의 종속회사인 LG이노텍 역시 최근 로보틱스 관련 사업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센싱 시스템이 주목 받고 있다. 이노텍의 비전센싱 시스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LG이노텍의 최대주주로 지분 40.79%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LG 계열사 전반적으로 로보틱스 사업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LG AI 연구원은 자체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개발해 로봇에 탑재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휴머노이드 얼굴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을, LG에너지솔루션은 로봇용 배터리를, LG유플러스는 로봇용 소형언어모델 익시젠(ixi-GEN)을, LG CNS는 휴머노이드 로봇 통합 운영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LG가 미래 신사업에 힘을 주는 건 기존 그룹 내 주력 사업이었던 가전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지정학적 위험은 물론 중국의 저가 공세로 가전 부문 실적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09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실적 감소에는 가전과 TV 부진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 만년 저평가주 오명의 LG전자…관건은 신사업 실적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시장에서는 아직 '피지컬AI=LG'가 성립되지 않는 분위기다. LG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1배로 1배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PBR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주가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1배 미만이면 저평가 된 것으로 분류된다. 경쟁사 삼성전자의 경우 PBR이 2.94배로 3배에 가깝다.
관건은 로봇사업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가전 이외에 반도체 부문에서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 되고 있다. '삼성전자=가전'보다는 '삼성전자=반도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주식 시장이 선제적으로 움직인다고 하지만, 로봇 관련 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 본격화 되기까지는 저평가 오명을 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로봇 시장이 조금씩 개화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보급이 확대되기 까지는 기술 성숙도가 좀 더 높아져야 한다고 바라본다. 특히 가정용 로봇은 작업 환경 내 변수가 많고, 동선 구조가 제각각이라 가장 늦게 개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가정용 홈 로봇 '클로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아직 상용화까지 가기에는 기술 성숙도라든가 서비스 양질이 부족하다"며 "월드 모델이라든가 로봇OS 접목이라든가, 경량화 등 필요한 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집안 일 같은 경우 옷감 별로 세탁을 분류하거나 재료를 꺼내 요리해야 하는 등의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변수가 최고 난도"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자사주 소각을 통해 밸류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보유한 자사주 전량 소각을 통한 감자 계획을 공지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23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각되는 자사주는 보통주 1749주, 우선주 4693주다. 주당 액면가액은 5000원이다. 감자는 결손금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무제표 개선에 도움이 된다.
한 기업거버넌스 전문가는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LG그룹의 밸류업 정책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며 "해외투자자들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