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안 보일 정도로 울었습니다" 영웅 문보경도, 류지현 감독도 도쿄돔서 오열 [2026 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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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의 차가운 지하 통로가 이토록 뜨겁게 달아오른 적이 있었던가.
기적이라는 단어조차 부족했던 9일 일본 도쿄돔.
그러나 9회초 안현민의 극적인 희생타로 구사일생하며 마법의 숫자 '7-2'를 완성한 터라, 승리를 확정 지은 순간 선수들이 느낀 짜릿한 감격은 활자로 형언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날 도쿄돔을 가장 뜨겁게 적신 눈물의 주인공은 단연 이번 대회 최고의 영웅, 문보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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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노경은도 펑펑"… 베테랑도 무너뜨린 기적의 라커룸
'해결사' 문보경의 뭉클한 고백 "너무 울어 앞이 안 보였다"
내 오열한 류지현 감독 "비난 뚫고 고생한 선수들 생각에…"

[파이낸셜뉴스] 도쿄돔의 차가운 지하 통로가 이토록 뜨겁게 달아오른 적이 있었던가. 17년이라는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마침내 빠져나온 순간, 점잖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사내들의 입에서는 거친 괴성과 환희가 뒤섞인 날것의 감정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극도의 환희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터져 나온 거친 말들조차, 그동안 한국 야구가 짊어져야 했던 무거운 한(恨)을 시원하게 허공으로 날려 보내는 찬란한 파공음이었다.
기적이라는 단어조차 부족했던 9일 일본 도쿄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조별리그 C조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7-2 승리를 거두며 극적으로 8강 마이애미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 야구대표팀의 라커룸은 거대한 눈물바다이자 뜨거운 축제의 장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승 2패로 벼랑 끝에 매달려 있던 한국은 '2실점 이하, 5점 차 이상 승리'라는 바늘구멍보다 좁은 조건을 뚫어내야만 했다. 피 말리는 중압감 속에서 한국은 6-1로 앞서가던 8회말 수비에서 뼈아픈 1점을 내주며 6-2로 쫓겼다. 단 1점만 내주면 8강 티켓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숨 막히는 지옥. 그러나 9회초 안현민의 극적인 희생타로 구사일생하며 마법의 숫자 '7-2'를 완성한 터라, 승리를 확정 지은 순간 선수들이 느낀 짜릿한 감격은 활자로 형언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가는 태극전사들의 붉게 상기된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벅찬 감동이 흐르고 있었다.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가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으로 1이닝만 던지고 내려가야 했던 손주영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라커룸의 먹먹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정말 거의 모든 선수가 펑펑 울었다. 산전수전 다 겪으신 류현진 선배님도 우셨고, 노경은 선배님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다"며 베테랑들의 어깨를 짓누르던 거대한 책임감을 대변했다.

막내급 선수들의 흥분도 하늘을 찔렀다. 9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피 말리는 볼넷을 골라내며 마이애미행 티켓 발권에 결정적인 7점째 징검다리를 놓은 김도영은 목이 잔뜩 쉬어있었다. 그는 "원래 이렇게 흥분하는 성격이 아닌데, 지금 목이 완전히 쉴 정도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며 "라커룸 안에서 다 같이 '아파트'를 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펄떡이는 현장의 열기를 전했다.
하지만 이날 도쿄돔을 가장 뜨겁게 적신 눈물의 주인공은 단연 이번 대회 최고의 영웅, 문보경이었다. 타석에서 선제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쓸어 담고, 9회말 승리를 확정 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1루 미트에 직접 집어넣은 그는 조별리그 4경기 11타점(전체 1위)이라는 압도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라커룸에서 누가 울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농담 섞인 질문에, 문보경은 붉어진 눈시울로 "제가 제일 많이 울어서, 눈물이 앞을 가려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 봤다"며 멋쩍고도 뭉클한 진심을 털어놓았다.

선수들만의 몫이 아니었다. 밤낮없이 전력 분석과 훈련에 매달렸던 코치진 역시 다들 눈이 붉게 충혈된 채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그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기어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류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는 겨우겨우 눈물을 참았는데, 결국 여기서 이렇게 눈물을 보이고 만다"며 젖은 눈가를 연신 훔쳐냈다. 이어 "우리 선수들 생각만 하면, 그 고생했던 모습들만 떠올리면 도무지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비난의 십자포화를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태극전사들. 그들이 도쿄돔 지하 통로에 쏟아낸 뜨거운 눈물은, 17년 만에 한국 야구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든 가장 눈부시고 고귀한 땀방울의 결정체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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