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만 써” 요구에 가맹점주 한숨… 가맹점 구입강제 여전
가맹점주에 ‘구입 강제’ 관행 여전…불필요한 품목 지정에 부담↑
가맹 실태조사, 불필요한 필수 품목 응답 가맹점주 비율 83.8%

법원이 최근 피자헛의 차액가맹금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리며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필수 품목 판매에 제동을 걸었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맹점주에게 장비와 원자재를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하도록 하는 ‘구입 강제’ 관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불닭발땡초 동대문 엽기떡볶이’(엽떡)의 가맹본부 핫시즈너가 가맹점주들에게 포스(POS) 단말기와 키오스크, 광고용 디지털 디스플레이(DID) 등 전자기기의 구매처를 특정 업체로 제한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핫시즈너는 2013년 4월부터 2025년 8월까지 POS 단말기를, 2024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는 키오스크와 DID를 각각 ‘구입 강제품목’으로 지정했다. 가맹점주가 다른 업체에서 해당 장비를 구매할 경우 공급을 제한하거나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위약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가맹계약서에 규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핫시즈너는 지난해 8월 이후 별다른 사정 변화가 없었음에도 해당 전자기기 3종을 거래상대방 ‘필수’ 품목에서 ‘권장’ 품목으로 변경했다.
핫시즈너 뿐만이 아니다. 프랭크버거 운영사 프랭크에프앤비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13개 품목을 구매 강제품목으로 지정하고 가맹점 사업자가 해당 품목을 가맹본부에서만 구매하도록 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해 11월 공저위로부터 과징금 6억4100만원을 부과받았다.
또 메가커피 운영사 앤하우스는 2019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제빙기 2종과 커피 그라인더를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가맹점주가 본사로부터만 구입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제빙기와 그라인더에 26~60%의 마진율을 적용해 상당한 차액가맹금을 수취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해 10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9억17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밖에 반올림피자 운영사 피자앤컴퍼니 역시 피자 고정용 삼발이와 일회용 포크 등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물품 공급 중단이나 계약 해지, 위약금 등의 불이익을 부과하도록 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해 9월 과징금 1억76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가 21개 업종의 200개 가맹본부와 1만2000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가맹 분야 서면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본부가 지정한 필수품목 가운데 불필요한 품목이 있다고 응답한 가맹점주 비율은 83.8%에 달했다. 이는 전년 조사보다 5.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피자헛 판결 이후 가맹점주가 본사의 가이드라인만 충족하면 외부에서 장비나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확대되는 추세”라면서도 “다만 피자나 치킨 등 일부 업종은 조리 방식과 품질 관리 이유로 필수 품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처럼 가맹본부의 부당한 구입강제가 가맹점의 협상력이 가맹본부에 비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국회는 최근 가맹점 사업자 단체의 법적 지위와 교섭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같은 제도 개선이 실제 현장의 관행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단아 기자 shindan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