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사회 정원 축소… 상장 IT기업 중 사실상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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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이사회 정원을 11인에서 7인으로 줄이는 정관 변경안을 주주총회에 올린다.
카카오가 내세운 이사회 정원 축소 이유는 '핵심전략과 주요 의사결정 집중'이다.
카카오의 이번 이사회 정원 축소는 실제 국내 IT·게임업계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행보다.
정관까지 고쳐 이사회 정원 상한을 줄이는 사례는 주요 IT·게임 상장사 중 카카오가 사실상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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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카카오에 의하면 카카오는 3월 26일 제주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등 안건을 처리한다. 핵심은 이사 수 상한을 11인에서 7인으로 줄이는 정관 변경안이다.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체제 아래 비대했던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인공지능(AI) 중심의 실행력을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가 내세운 이사회 정원 축소 이유는 '핵심전략과 주요 의사결정 집중'이다. AI와 카카오톡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만큼, 이사회도 이전처럼 다양한 사업을 폭넓게 검토하기보다 신속한 판단과 실행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정신아 대표이사, 김영준 고려대 교수, 차경진 한양대 교수,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카카오 이사회는 6인 체제로 재편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원 축소를 9월 제도 변화에 대비한 선택으로 봤다. 카카오는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이어서 앞으로는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집중투표는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이 늘어나는 방식이라 동시에 뽑는 이사가 많을수록 소수주주가 특정 후보를 밀기 쉬워진다.
이 때문에 이사회 정원 축소는 장기적으로 한 번에 교체되는 이사 수를 줄여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카카오가 내세우는 '의사결정 효율화'와 별개로 시장에서 이를 방어적 성격의 조치로 보는 이유다.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 수가 많을수록 소수주주가 특정 후보 1명을 이사회에 진입시키기는 쉬워진다. 반대로 이사회 정원을 줄이면 정기주총 때 동시에 교체되는 이사 수도 줄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외부 주주가 이사회에 진입할 여지를 좁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4명의 이사를 한 번에 선임하는 경우 20% 안팎의 의결권만으로도 1명의 이사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카카오 대주주인 김범수 창업자의 지분은 24% 수준이다. 카카오가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 수가 많아질수록 대주주 측의 영향력 방어는 그만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주총으로 정신아 대표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다는 점도 변수다. 정 대표가 재신임되면 이번 임기에는 AI 사업 수익화와 실행력 입증이 핵심 과제가 된다. 이사회 정원 축소가 지배구조 대응뿐 아니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려는 목적과도 맞물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의 이번 이사회 정원 축소는 실제 국내 IT·게임업계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행보다. 다른 기업은 이미 이사회 정원을 7명 이하로 유지하고 있어서다. 카카오게임즈도 카카오처럼 이사 수를 줄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3월 총 9명의 이사 중 한상우 대표이사(사내이사)를 포함해 8명의 이사 임기가 끝난다. 하지만 선임 안건은 4명(한상우·오명전·노정연·정선열)뿐이다. 5명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 9일 기준 다른 IT·게임 기업의 주주총회 관련 공시에는 이사회 정원 축소나 이사 수 감소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 이사회 구성원이 7명을 넘는 곳은 넷마블(9명) 정도뿐이다. 네이버·엔씨소프트·크래프톤·숲(SOOP)·한글과컴퓨터는 7명, NHN·펄어비스는 6명이다. 정관까지 고쳐 이사회 정원 상한을 줄이는 사례는 주요 IT·게임 상장사 중 카카오가 사실상 유일하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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