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의 늪’ 다시 빠지나… 親이란 민병대와 잇단 교전
자국 주둔 미군기지-대사관 공격
美, 2003년 이라크와 전쟁 아픈 기억
親이란 ‘후티’ 참전 가능성에 촉각
美 “사우디 주재 외교관 의무 철수”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또한 이란을 돕기 위해 전쟁에 발을 담글 뜻을 보였다. 같은 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후티 지도자 압둘말리크 알후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란을 돕기 위한) 모든 채비를 끝냈다”고 밝혔다.

특히 7일에는 바그다드 내 ‘그린 존(Green Zone)’의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또한 최소 세 발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 그린 존은 고도의 치안과 안보가 유지되는 일종의 요새로 미국 등 주요국 대사관이 있다.
이들 민병대는 2019년 12월에도 해당 대사관을 공격했다. 이에 분노한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는 2020년 1월 바그다드 공항에서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을 주도한 가셈 솔레이마니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암살했다.
미국 또한 민병대와의 교전을 시인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라크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라며 “이란 연계 민병대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최근 미 공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투기들이 바그다드 남쪽 주르프알사카르,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알카임 등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의 거점을 수 차례 공습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이라크 민병대를 직접 공격하는 것을 지양해 온 미 국방부의 기존 전술과 다르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내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수니파였던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축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친미국 성향의 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는 데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미군을 포함한 미국인 약 4500명이 희생됐고 WMD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큰 비판을 받았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아픈 기억이 있는 이라크에 다시 발을 담그는 것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수 있다. WSJ 또한 후세인 축출 후 중동 주둔 미군이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라크)으로 미군이 다시 끌려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티의 참전 가능성 또한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이다. 후티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 함께 중동 내 친이란 세력, 즉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후티, 헤즈볼라 등에 자금 및 군사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전쟁 발발 후에도 이들을 통해 미국에 맞설 뜻을 밝혔다.
● 美 “사우디 주재 외교관 의무 철수”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여파로 8일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에 주재 중인 자국의 비필수 외교관 및 그 가족에게 의무 철수 명령을 내렸다.
앞서 3일 이란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주사우디 미국대사관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사우디의 주요 정유시설 또한 연일 공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9일 이란, 이라크와 가까운 튀르키예 남동부의 비필수 외교관 및 가족에게도 철수명령을 내렸다. 이 일대 미국 민간인에게도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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