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새 주인 찾기 사실상 시계제로…신평사도 고개 저은 롯데손보 매각

이건엄 2026. 3. 10.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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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들 “롯데손보, 당분간 매수자 찾기 어려워”
금융당국 적기시정조치 격상에 대외신인도 하락
“유상증자 통한 자본확충이 우선…매각은 그 다음”
이 기사는 2026년03월09일 21시4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금융위원회의 적기시정조치 격상과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줄강등이 맞물리면서 롯데손해보험(000400) 매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판세가 사실상 ‘시계제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JKL파트너스가 유상증자 등 자구책을 통해 경영 정상화와 기업가치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롯데손해보험)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작업이 당분간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적기시정조치에 따른 평판 저하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한기평은 지난 6일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등급 하향과 함께 “단기간 내 매수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지난 2024년부터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가격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 등 여러 지주사가 후보군으로 거론되나 검토 단계에만 머물 뿐 구체적인 진척은 없는 상태”라며 “신용등급 ‘하향검토’ 꼬리표가 붙어 있다는 점은 매수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기 때문에 매각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영개선계획, 구체성·실현 가능성 부족

롯데손해보험 매각작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대외신인도 저하는 금융당국의 잇따른 제재에 기인했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1월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이후 올해 1월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으나, 금융위는 계획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지난 3월 4일 정례회의에서는 불승인 조치와 함께 제재 단계를 '경영개선요구'로 한 단계 높였다.

이번 조치에 따라 롯데손해보험은 다음달 30일까지 자산 처분, 자본금 증액, 매각계획 수립 등을 포함한 새로운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향후 제출할 재계획마저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최상위 제재인 '경영개선명령'이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기평과 한신평은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사채(BBB+)와 신종자본증권(BBB) 등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추가 강등을 의미하는 ‘부정적·하향 검토’ 대상에 올린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신평사들은 조치 단계 격상에 따라 보험영업 및 유동성 관리 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적인 평판 저하로 신규 영업 위축과 해약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78%를 차지하는 법인 및 계열사 물량의 이탈 여부가 향후 유동성 대응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평가다.

자본시장 내 신뢰도 저하로 지급여력비율(K-ICS) 제고 수단마저 제한적인 실정이다. 이미 지난해 후순위채 조기상환 연기와 신종자본증권 이자 지급 중단 사례가 발생하며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상태다. 2026~2027년 중 총 1860억 원 규모의 조기상환 시점이 도래하지만, 당국의 자본적정성 취약(4등급) 평가와 차환 발행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실제 이행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진단이다.

재무지표 측면의 하방 압력도 지속될 전망이다. 2025년 잠정 순이익(513억 원)과 K-ICS 비율(159%)은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여기에 업계 내 유일하게 예외 모형을 적용 중인 점과 2026년 2분기 예정된 계리실무표준 도입 등 가이드라인이 본격 적용될 경우 자본비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상증자 가능성…PEF 특성상 제한적 전망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의 이목은 자연스럽게 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유상증자 결단으로 쏠리고 있다. 당장 매수자를 찾기 힘든 데다 금융당국 역시 유상증자에 무게를 두고 있어, 사실상 ‘선(先) 자본확충, 후(後) 매각’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JKL파트너스 측에 기본자본 권고치(50%)를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의 증자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가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금 회수를 최우선으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JKL파트너스가 선뜻 대규모 추가 출자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유상증자에 무게를 싣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향후 경영개선계획에 구체적인 자본확충 방안이 포함되는지가 신용도 향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대해 롯데손해보험 측은 “매각은 대주주 소관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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