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분' 한국야구를 살렸다…류지현을 도운 KBO 직원들의 한마디, 도쿄의 기적은 그렇게 시작됐다

윤욱재 기자 2026. 3. 10.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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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엄청난 위기를 겪을 뻔했던 한국야구를 살린 '운명의 1분'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호주와의 경기에서 7-2로 승리, 조 2위를 확정하고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작전대로 2회말 손주영이 마운드로 올라가자 류지현 감독과 통역도 마운드를 방문, 주심에게 "갑작스러운 부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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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현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손주영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윤욱재 기자] 하마터면 엄청난 위기를 겪을 뻔했던 한국야구를 살린 '운명의 1분'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호주와의 경기에서 7-2로 승리, 조 2위를 확정하고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호주, 대만과 함께 2승 2패 동률을 이룬 한국은 TQB에서 앞서면서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무엇보다 관건은 투수들의 실점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정규이닝을 기준으로 상대에 3점을 주는 순간, 탈락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

때문에 선발투수로 나온 손주영의 역할이 커보였다. 손주영은 1회를 무실점으로 넘어가면서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손주영이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한 것.

결국 일찌감치 투수 교체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대표팀의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대표팀은 2회가 시작하면 노경은을 마운드에 올릴 준비를 했다.

그런데 손주영이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이유가 있었다. "불펜에서 손주영의 팔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연락이 왔다"라는 류지현 감독은 "KBO 직원들이 와서 '일단 손주영을 마운드에 올리고 심판에게 부상으로 교체한다고 하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그래서 2회 시작할 때 손주영이 마운드에 올라갔다"라고 밝혔다.

작전대로 2회말 손주영이 마운드로 올라가자 류지현 감독과 통역도 마운드를 방문, 주심에게 "갑작스러운 부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주심도 별다른 지적 없이 받아들였다.

▲ 한국 노경은이 이닝을 마치고 이정후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 한국 선발투수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

그 사이 노경은은 불펜에서 조금이라도 더 몸을 풀 수 있었다. 류지현 감독은 "그렇게 1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노경은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라고 밝혔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몸을 풀 수 있는 시간을 벌어 다행이었다. 노경은은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2~3회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한국이 승리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류지현 감독은 "노경은이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 2이닝을 잘 막았다.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야구 대표팀은 이제 2라운드의 격전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향한다.

류지현 감독은 "대만전을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선수들이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승리도 중요했지만 조건에 맞게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경기 끝까지 긴장감이 엄청난 승부였다. "선취점이 빠른 시간에 나오면서 선수들이 그래도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간 것 같다"라는 류지현 감독은 "사실 8~9회 긴장감이 대단했다. 나도 그렇지만 선수들은 아마 긴장감과 집중력 모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이겨내는 모습에서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류지현 감독은 믹스트존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경기 끝나고 많이 울었다. 오늘은 울어도 될 것 같다"라는 류지현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는 감정 조절을 잘 하고 왔는데 지금 선수들을 이야기하니까 감정이 올라온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 류지현 한국야구 대표팀 감독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우완투수 노경은이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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