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설계자 박수근, 기업 명줄까지 쥐게 됐다
李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

10일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은 원청 업체와 하청 노조 간 사용자 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서 출발한다. 사용자 관계가 인정돼야 원·하청이 교섭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이에 대한 1차 판단은 준사법기관인 노동위원회가 내린다.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수근(69)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노동계 전문가들은 노란봉투법 입법을 가능케 한 인물로 박 위원장을 첫손에 꼽는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지난 2021년 CJ대한통운 사건에서 ‘직접 고용 관계가 없어도 원청이 하청 근로자와 단체교섭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전까지 대법원은 원청이 하청 조합원과 개별적인 계약 관계를 맺어야 사용자로 인정했는데 이를 뒤집는 결정을 처음으로 내렸다. 결국 이 결정대로 2심까지 법원 판결이 이뤄졌고, 이를 입법화한 게 노란봉투법이다. 노란봉투법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박 위원장이 원청 업체와 하청 노조 간 사용자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박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노동 정책의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 ‘노동 정책 연구회’의 좌장도 맡고 있다. 이 연구회는 고용노동부의 세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여러 조언을 건네며 정책 방향 설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기업들은 노동위원회 판단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노동위원회가 원청 업체와 하청 노조 간 사용자 관계가 성립한다고 인정할 경우 일단 교섭 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행정 소송으로 불복 절차를 거치는 중이라 해도 교섭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를 거부하면 부당 노동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령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성 판단 관련 신청이 있는 경우 그날로부터 20일 내 결론을 내야 한다. 현재 수개월에 거쳐 이뤄지는 작업을 속전속결로 끝내야 하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용자성 판단을 요구하는 하청 노조들의 신청이 크게 느는 데다, 쟁점이 많아 사안별로 복잡한 법적 검토가 필요한데 노동위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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