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연구, 운송 서비스… 우주 스타트업 뜬다
LA 사우스베이 가보니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엘세군도의 우주 스타트업 바르다(Varda) 제조 시설. 엔지니어들이 반구형 우주 캡슐 뼈대를 점검하고 있었다. 완성되면 직경 90㎝, 높이 1m, 무게 150㎏의 아이스크림 콘 모양이 되는 캡슐이다. 올해 우주로 발사될 이 캡슐에는 초소형 ‘바이오 실험실’이 들어간다. 약물과 함께 온도·압력·진동 제어 장치, 자동화 생산 설비, 데이터 기록 장치 등이 탑재돼 미세 중력 환경에서 신약 개발 실험을 진행한다. 윌 브루이 바르다 최고경영자(CEO)는 “지구에서는 중력 때문에 약물 분자 구조가 쉽게 깨져 정확한 분석이 어렵지만 우주에서는 더 정밀한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 중심의 ‘올드 스페이스’ 시대를 지나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주 산업도 빠르게 상업화되고 있다. 미국에서 상업 우주 시대를 이끄는 ‘본진’으로 꼽히는 곳은 스페이스X가 성장한 LA 사우스베이 지역이다. 냉전 시절 미사일 기지가 자리했던 이곳은 최근 우주 스타트업과 투자 자금이 몰리며 ‘우주 실리콘밸리’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상업 우주 시대 본격화
이날 오후 10시쯤 LA 사우스베이 ‘로켓 로드(Rocket Rd)’에 있는 스페이스X 건물은 대낮처럼 불이 켜져 있었다. 맞은편 직원 주차장에는 70여 대가 넘는 차량이 서 있었다. 이곳 반경 2㎞ 안에는 소형 위성 엔진을 만드는 ‘올리고 스페이스’, 달 탐사 차량을 개발하는 ‘아스트로 랩’ 등 우주 스타트업 10여 곳이 모여 있다.
이 지역이 민간 우주 산업의 핵심 거점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냉전 시기부터 미사일과 정찰 위성 개발이 이뤄진 곳으로, 보잉 등 항공·방산 기업이 자리 잡아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타트업들은 이런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릴래티비티 스페이스’는 과거 보잉 공장 부지를 활용해 3D 프린터로 로켓을 제작한다. 바다와 가까워 로켓 부품을 발사장까지 옮기기 쉽고, 실리콘밸리와도 비행기로 1~2시간 거리라 기술 협업과 투자 유치도 유리하다.
이곳 기업들은 다양한 우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스페이스X 출신 톰 뮬러가 창업한 ‘임펄스 스페이스’는 위성을 원하는 궤도로 옮겨주는 ‘우주 운송 서비스’를 개발했고, ‘슬링샷 에어로스페이스’는 위성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우주 교통 시스템’을 만들었다.
◇발사 빈도 5년 새 6배 넘게 증가
상업 우주 시대를 연 ‘게임 체인저’는 재사용 로켓이다. 과거에는 로켓을 한 번 쓰고 폐기했지만, 스페이스X가 팰컨9 1단 로켓 재사용에 성공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제작 비용이 대폭 낮아졌고 같은 부스터를 여러 차례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발사 횟수도 급증했다. 외신에 따르면 재사용 이전에는 발사 비용이 1㎏당 2만달러 이상이었지만, 현재 팰컨9은 약 2000달러 수준으로 10분의 1가량 줄었다.
이에 미국 전체 팰컨9 발사 횟수도 2020년 25회에서 2022년 61회, 2023년 96회, 2024년 134회, 2025년 165회로 늘며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경제성이 입증되자 다른 기업들도 재사용 로켓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A에 본사를 둔 로켓랩은 부분 재사용 소형 로켓 ‘일렉트론’을 운용하고 있으며, 완전 재사용을 목표로 한 로켓 ‘뉴트론’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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