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 ‘절윤’ 외친 국민의힘…침묵한 장동혁의 속내는

박성의 기자 2026. 3. 1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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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절윤 요구 봇물 속 난상토론…‘윤어게인 반대’로 매듭
오세훈 “국힘 ‘절윤’ 결의, 선거 임할 최소한의 발판 마련”
결의문에 이름 올렸지만…장동혁 ‘절윤’ 입장엔 ‘묵묵부답’
與 ‘野 절윤 결의문’에 “뻔한 선거 전략” “장동혁 사퇴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보수 재건을 위한 완전한 결별일까, 선거를 의식한 위장 결별일까. 6·3 지방선거를 86일 앞둔 9일 국민의힘이 난상토론 끝에 공식적으로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다. 당 지지율이 침체한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당 노선 변화를 촉구하며 후보 등록을 보이콧하자, 논의 끝에 '윤석열과의 완전한 결별'을 발표한 것이다.

이로써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져 온 보수 진영의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위장 절윤'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불과 17일 전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라고 했던 장동혁 대표가 이날도 끝내 '절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월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연합뉴스

고조되는 위기에…野, 지선 86일 앞 '절윤' 결단

국민의힘은 9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 당 노선 문제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인 끝에 결의문을 채택했다. 70여명이 참석한 의총에서는 당의 '투톱'인 송언석 원내대표가 "오늘 제 발언이 마지막 정치적 발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송 원내대표는 "당의 노선과 운영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라며 '절윤',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의 명확한 사과와 반성 입장을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간 공개 발언을 하지 않던 중진들도 공개적으로 '당의 노선 변화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성범·성일종·조경태·윤상현 의원을 시작으로 중진들이 잇따라 발언대에 나와 송 원내대표 주장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최다선(6선) 조경태 의원은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부터 계속 얘기했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뺄셈의 정치'를 하는 것이 대단히 잘못됐다고 발언했다"며 "통합의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철회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결국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 후 △윤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에 대한 명백한 반대 △12·3 비상계엄에 대한 반성 △이재명 정권에 대항하기 위한 보수 대통합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은 1시간여 동안 자구 수정 논의를 거쳐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로 발표됐으며, 장동혁 대표 등 전원이 기립한 채 송 원내대표가 결의문을 낭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눈가를 만지고 있다. 장 대표 오른쪽은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 ⓒ 연합뉴스

장동혁 '묵묵부답'에…與 "사퇴하라" 비판 쇄도

국민의힘의 '절윤' 선언에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국민의힘 지도부의 노선 문제를 이유로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거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의미 있는 변화"라며 즉각 환영 입장을 내놨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이 당 노선 정상화에 나선 것을 다행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절윤을 천명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것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 출마 후보자들이 이제 선거에 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절윤' 선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계엄은 내란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장동혁 대표가 명시적인 '변심 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에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당시 그는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랬던 장 대표지만 불과 17일 만에 동료 의원들의 거센 요구 앞에 결국 '절윤 선언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선언문을 직접 낭독하지는 않았으며, '절윤'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권을 중심으로 장동혁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 등 소위 당권파 지도부의 통렬한 사과, 나아가 사퇴가 동반되어야 '절윤 선언'의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치노선을 바꿨다면서 당대표가 입장을 밝히지 않는 건 왜인가"라고 반문한 뒤 "전한길과 고성국, 김민수 등은 탈당하거나 출당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오세훈 시장은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했는데 결국 '짜고 치고'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시사IN 《김은지의 뉴스IN》에 출연해 국민의힘 '절윤' 선언을 두고 "일종의 사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절윤'을 하고 여기에 대한 책임을 느껴서 장동혁 지도부 모두가 사퇴하는 그런 결단을 하지 않고는 국민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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