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싹트지 못하는 K리그의 봄보단, '뿌리부터 단단한' 진짜 봄을 원한다

[포포투=김아인]
싹이 트지 못하는 냉혹한 봄보단, 뿌리부터 단단히 내린 생명력 있는 봄이 오길 바란다.
유난히 올 시즌 K리그가 화려하게 출발했다. 3개의 신생팀이 합류하면서 29개의 프로축구 팀이 K리그1, K리그2에서 여느 때보다도 뜨겁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개막에 앞서 20년 만에 부활한 K리그 슈퍼컵도 대성공이었다. 19,350명의 관중 앞에서 지난 시즌 '더블 챔피언' 전북 현대와 리그 준우승 팀 대전하나시티즌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시선을 끌어당겼다.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변화 역시 개막전 관중 '15만 명' 돌파를 이끌면서 흥행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19년 만에 1부 무대를 밟은 부천은 승격팀의 반란을 보란 듯이 자랑하며 전북, 대전을 차례로 잡았고, 1승 1무라는 성적으로 현재 리그 1위에 올랐다. '정효볼'의 시대가 열린 수원 삼성은 서울 이랜드 FC, 파주 프론티어 FC를 연달아 꺾으면서 K리그1 복귀를 향한 첫걸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해 보이지만, 한편에는 여전히 어둡고 차가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2라운드까지 진행된 시점에서 가장 많은 말이 나오고 있는 곳은 '신생팀' 파주다. 홈 개막전에서 K리그2 첫발을 떼자마자 '바르셀로나 버스'라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논란을 키웠다. 내부 시설, 선수단 영입 등을 둘러싼 괴담이 끊이질 않아 축구 관계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또 다른 신생팀 용인FC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다른 신생팀들과 달리 용인은 '0'에서 시작해 완전히 새롭게 팀을 창단했음에도 이동국 테크니컬 디렉터, 최윤겸 감독, 국가대표 출신 석현준 등 파격적인 외형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천안시티FC와의 홈 개막전에선 어수선한 미디어 동선, 음향 장애, 관중 입장 지연 등 전반적인 경기 운영에서 미숙함을 감출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훼손도 우려스럽다. 구단주인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날 등번호 2번이 새겨진 붉은색 홈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을 돌며 인사를 전했다. 이를 지켜본 한 축구 팬은 “빨간 조끼를 입었더라”라는 말을 할 정도로 관중 입장에서 자칫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가 아닌지 오해를 살 만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법무팀을 통해 관련 상황을 신중히 파악 중이다. 용인 외에도 몇몇 경기장에서는 특정 VIP 관계자들의 정치적 행동으로 보여진 목격담이 흘러나왔다. 축구팬들을 위한 축제는 풍성해지고 있는데, 선거 수단으로 변질되는 부작용까지 커지지 않도록 경계가 시급하다.

굵직한 이슈가 아니더라도 기초 인프라는 여전히 미비하다. 이미 고질적으로 잔디 상태, 라커룸 시설, 장애인 편의 시설이나 좌석 안전 등의 문제가 매년 반복됐고, 뒤늦은 수습은 다반사였다. 미디어 입장에서도 현장 취재를 다니다 보면 의문이 들 때가 많다. 특정 경기장은 인터넷이 되지 않아 개인 핫스팟을 활용해야 하거나, 일부 경기장은 비가 오면 노트북을 사용해야 하는 기자석에 고스란히 비가 들어차는 등 급조된 듯한 열악한 인프라가 당연시된다.
K리그를 만들어가는 축구팬들에게는 의식 개선이라는 과제도 남았다. 최근 제주SK 이탈로가 광주FC의 1라운드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자 SNS에서 몰상식한 인종차별 공격을 받았다. 불과 몇 개월 전 FC안양 소속이었던 모따가 인종차별을 당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움을 샀다. 활약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선수들을 향한 도 넘은 비난이 SNS를 통해 쇄도하는데, 비판과 비난은 선을 구분해야 할 문제다.
축구계에서는 '양적 팽창'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K리그2는 지난 4년 만에 7개 팀이 늘어나 17개 팀으로 급증했고, 여기에 곧 K3리그와의 승강 결정전 도입과 5개의 K3리그 팀이 프로 진출을 타진하면서 K리그는 앞으로 더 거대해질 예정이다.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프로축구에 걸맞은 환경부터 차근차근 내실을 다져야 한다. 씨앗만 심어 놓고 제대로 싹을 틔우지 못하는 냉혹한 봄보단, 뿌리부터 단단히 내려 생명력 있는 K리그의 진짜 봄이 오기를 바란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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