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앞 원전 건설’ 울산은 44%가 찬성

이다예 기자 2026. 3. 1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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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정치바람, 여론조사
원전 밀집지역 찬성 높아
전국 47% 반대와 대조적
울산 지산지소 지지 70%
2040 탈석탄도 67% 찬성
58% 기후공약 보고 투표

전국적으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우세한 반면, 울산에서는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과 에너지 생산 기반이 집중된 지역 특성이 시민들의 에너지 정책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녹색전환연구소와 더가능연구소, 로컬에너지랩 등이 구성한 단체 '기후정치바람'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18세 이상 남녀 1만7000명(울산 9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 현안 여론조사 결과'를 9일 공개했다.

기후정치바람은 기후 정책을 선택의 앞단에 놓는 '기후유권자'를 분별하고, 기후·에너지 분야 여론을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전국 응답자의 46.7%는 거주지 신규 원전 건설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울산에서는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4.0%로 반대(42.3%)보다 1.7%p 높았다.

찬성하는 주된 이유는 '저렴한 전기료' '국가 에너지 안보' 등이었다. 다만 원전 안전 관리나 정보 공개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은 23.1%에 불과했다.

이런 경향은 원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신규 원전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높은 지역은 울산과 경북(44.6%), 강원(43.1%) 세 곳뿐이었다.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한 인식에서는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됐다.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우선 목표를 묻는 질문에 전국 응답자의 65.7%가 '각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가까운 지역에서 소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수도권에서는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응답은 12.3%에 그쳤다.

울산의 경우 지산지소 지지가 69.7%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지역 에너지 사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수익을 나누는 '에너지 공유 기업' 모델에 대해서도 54.2%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는 산업단지와 발전설비가 밀집한 지역 특성상, 생산지로서 정당한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 정부의 '2040년 탈석탄' 정책에 대해 67.5%가 찬성했다.

전국 평균(72.2%)보다는 낮지만, 석탄 발전소가 운영 중인 지역에서도 찬성률이 70% 안팎을 기록하며 에너지 전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기후 정책은 6·3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울산 응답자의 58.5%가 '평소 정치적 견해와 달라도 기후 공약이 좋으면 투표를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17.4%)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울산 기후유권자들은 차기 지자체장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산업계의 탄소중립 전환 지원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꼽았다.

이에 따라 원전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방향으로 형성되는 동시에, 에너지 주권에 대해서는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후정치바람은 이번 조사 상세 분석 결과를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5월에는 지방선거 후보들의 공약을 전수 조사해 발표한다.

조사는 로컬에너지랩이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와 피앰아이에 의뢰해 이메일로 설문 링크를 발송한 뒤 응답을 듣는 방식으로 지난달 2~23일 이뤄졌다. 17개 시도의 결과를 합쳐서 재분석한 결과다. 응답률은 3.1%,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0.7%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다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