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현의 과학기술 유행어 도감] [5]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
김국현 과학기술평론가 2026. 3. 9. 23:40

내기를 걸면 뭐든 더 흥미진진해진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경제 지표, 선거 결과, 심지어 전쟁과 같은 사건에 베팅할 수 있는 온라인 예측 시장 플랫폼이 활황이다. 특히 암호화폐 기반 폴리마켓은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세계 젊은 층의 노름판이 되고 있다.
이들은 도박이 아니라 ‘사건 기반 선물 계약(Event Contract)’이라 주장한다. 특정 사건의 실현 여부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 상품이라는 것. 돈이 걸린 내기는 절실한 집단지성을 발휘하기에, 여론조사나 전문가보다 미래를 잘 예측할 수 있고, 위험 회피(헤징)에 활용할 투자 수단이라는 주장이다.
블록체인에 코인을 넣으면 사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기는데, 스마트 계약은 공식 지표나 뉴스 등 인터넷 정보와 연동되어 대개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사건 실현을 자동 판정해 판돈을 지불한다. 그런데 전쟁, 테러, 암살 등 눈살 찌푸려지는 비윤리적 이벤트가 거래되더니 급기야 핵폭발 베팅처럼 선을 넘은 거래가 등록되기도 했다. 이란 공습 수십 분 전에 베팅에 참여해 하루 만에 수십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사례들은 내부자 거래일 수밖에 없다.
노름은 이성을 멀게 한다. 스포츠토토도 선수나 심판에겐 불법이다. 판돈이 걸릴 수 있는 세상만사 중엔 내가 선수나 심판인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럼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한몫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사건을 몰고 갈 인센티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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