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봉법 혼란 최소화, 양대 노총 절제에 달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사 관계의 틀을 바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10일 시행된다.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기업을 상대로 임금 교섭을 할 수 있고, 쟁의 대상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조정 등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 시행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지 않도록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
노란봉투법 시행은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고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등 고질적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장 민노총이 13만7000여 노조원이 일하는 900여 사업장에서 하청 노조가 원청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무더기 공문을 10일 발송한다. 한국노총은 법 시행을 계기로 하청 노조원을 규합해 조합원을 현재 12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필 양대 노총이 벼르고 있는 노란봉투법이 봄철 임금 협상을 앞두고 시행돼 산업 현장에서는 동시다발적인 파업이 벌어지는 전방위 ‘춘투(春鬪)’ 우려가 크다.
한국은 경직된 노동 환경 때문에 ‘기업 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인식이 많다.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기업을 상대로 임금 교섭을 할 수 있고, 쟁의 대상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조정 등 ‘사업 경영상의 결정’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 시행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지 않도록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
한국 대기업은 부족한 자원과 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과정에서 원·하청이 긴밀히 협력하는 경영 체제를 갖췄다. 이 때문에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대기업들이 수많은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를 일일이 관리해야 하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또 이 법 시행으로 공장 건설을 발주한 반도체 혹은 정유회사가 하청 건설노조의 교섭 대상이 되거나 석유화학 구조조정 등이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노란봉투법 시행은 하청 노동자를 보호하고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등 고질적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2022년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때 원청 정규직 노조가 파업 중단을 요구한 일처럼 원·하청 노조 간 ‘노노(勞勞) 갈등’의 불씨가 되면 제도 도입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
노란봉투법이 정부와 여당의 말처럼 노사 간 협력의 폭을 넓히는 ‘대화 촉진법’이 될 것인지, ‘갈등 조장법’으로 전락할 것인지는 산업 현장의 혼란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제도가 안착하려면 노란봉투법으로 힘이 생긴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노동계의 책임 있는 자세와 절제된 권리 행사가 필요하다.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성토 쏟아져도 침묵한 장동혁, 절윤 결의문엔 대변인 짧은 입장만
- 미군 유해 송환식서 흰색 야구모자 쓴 트럼프, 부적절 논란
- 김어준 “李대통령 객관 강박…檢개혁 관련 레드팀 자처”
- 한동훈 자객이 장예찬? 부산 북구갑 4자 대결 구도 펼쳐지나[정치를 부탁해]
- ‘도쿄의 기적’ 韓, ‘경우의 수’ 뚫고 17년만에 WBC 8강
- ‘음주운전’ 배성우, 영화 7년만의 개봉에 고개 숙였다…“다시한번 사과”
- 쇼핑몰 3층서 화분 투척 아찔…웃으며 달아난 범인 정체는?
- 튀르키예 “이란 두번째 탄도미사일 영공 침입…나토 방공망이 요격”
- 유류세 인하폭 확대 검토…靑 “추경도 진지하게 고민”
- 대미투자법, 만장일치로 특위 통과…12일 본회의 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