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의 기적’ 한국 야구, 17년 만에 WBC 8강 결선 라운드 진출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6. 3. 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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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 미국 마이애미행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R
호주와 최종전서 7대2 승
2승2패, 극적으로 C조 2위로
최소 실점률서 호주·대만 제쳐
문보경 3안타 5타점 맹활약
7명 던진 벌떼 투수진 역할도
한국, 14일 D조 1위와 맞대결
호주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호주와 1라운드 최종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경우의 수’에 딱 맞는 스코어를 내고 17년 만에 2라운드(8강)에 진출했다. 홀로 3안타 5타점을 터트린 5번 타자 문보경(LG트윈스)과 2실점으로 막아낸 ‘벌떼 투수’들이 큰 역할을 해낸 결과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2026 WBC 1라운드 C조 최종전에서 7대2로 승리했다. 2승2패로 호주, 대만과 동률을 이룬 한국은 대회 순위 규정에 따라 아웃 카운트당 실점률에서 3개 팀 중 최소 실점률(0.123)을 기록해 다른 두 나라(이상 0.130)를 제치고 극적으로 C조 2위에 올랐다.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 이후 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던 한국은 17년 만에 2라운드 진출 쾌거를 확정 짓고서 환호했다.

호주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이 기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1라운드 경쟁을 펼쳤다. 1차전에서 체코에 11대4로 승리했던 한국은 일본과 2차전에서 6대8, 대만과 3차전에서 4대5로 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 먼저 1라운드 일정을 마친 대만이 2승2패를 거둔 상황에서 한국은 호주와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기고 ‘경우의 수’를 넘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한국의 호주전 ‘경우의 수’는 ‘2점 이하 실점, 5점 차 이상’ 이기는 것이었다. 타자들이 최대한 많은 점수를 내면서 투수들이 점수를 적게 허용해야 하는 경우를 모두 충족해야 했다.

호주도 총력전을 폈다. KBO리그 LG트윈스에서 뛰는 라클런 웰스를 선발투수로 내보냈다. 한국은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중심에는 문보경이 있었다. 소속팀 동료이기도 한 웰스를 상대로 문보경은 첫 타석부터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무사 1루에서 2구째 시속 125.2㎞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우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기세를 이어 한국은 3회 초에도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2번 타자 저마이 존스의 2루타로 시작한 공격에서 대표팀 주장인 3번 이정후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적시타를 뽑아냈다. 뒤이어 문보경이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1사 2루에서 또다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이정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국은 5회 초 또다시 문보경의 적시타로 8강 진출 ‘경우의 수’ 조건을 충족했다. 2사 2루에서 왼쪽 담을 맞히는 적시타로 주자 안현민을 다시 홈으로 불러들였다. 5회까지 3안타 5타점을 터트린 문보경의 활약 속에 한국은 이날 처음 8강 진출 가시권에 들었다.

호주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이 기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위기가 곧장 찾아왔다. 5회 말 수비에서 세 번째 투수 소형준이 호주의 선두 타자 로비 글렌디닝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내줘 다시 점수 차가 4점으로 좁혀졌다. 한국은 8회 말 악몽을 맞았다. 6번째 투수 김택연이 선두 타자 로비 퍼킨스에게 볼넷을 내줬고, 다음 타자 팀 케널리가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그런데 이때 퍼킨스가 2루를 달리다 넘어지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고, 타자만 아웃시켰다. 이어 나선 트래비스 바자나에게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은 9회 초 다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1사 1루에서 이정후가 친 타구가 유격수 실책과 내야 안타로 연결돼 1사 1, 3루로 연결됐다. 이어 4번 안현민이 중견수 쪽으로 깊숙하게 타구를 날렸고, 3루 주자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들여 7대2를 만들면서 다시 ‘경우의 수’를 충족시켰다.

호주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문보경, 이정후, 조병현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는 마운드 차례. 한국의 7번째 투수 조병현이 남은 이닝을 책임졌다. 1사 1루, 호주 7번 타자 릭슨 윙그로브가 오른쪽 담으로 깊숙하게 타구를 날렸다. 이때 우익수 이정후가 몸을 날려 잡아냈다. 이어 8번 로건 웨이드가 친 타구가 내야에 떴고, 1루수로 섰던 문보경이 잡아내자 3시간 넘게 이어졌던 긴 승부의 마침표가 찍혔다.

이날 최고 활약을 펼친 문보경은 “중요할 때 타점이 계속 나왔던 점에서 나 자신에게 고맙다. 8강에 진출해 야구팬들을 즐겁게 해줘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가까스로 1라운드를 통과한 한국은 미국 마이애미로 건너가 14일 오전 7시 30분 대회 2라운드 준준결승 토너먼트를 치른다. 한국이 상대할 D조 1위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이상 2승) 등이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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