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조사 요구했던 쿠팡 미 투자사 “USTR이 조사 의사 밝혀 301조 청원 철회”

쿠팡의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미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기술기업을 차별한 한국 정부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무역법 301조 청원을 철회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USTR이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 특히 미국 기술기업과 디지털 상품·서비스 차별에 대해 광범위한 301조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청원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쿠팡에 대한 차별적 행위로 손해를 봤다며 301조에 근거해 조사를 시작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USTR은 미국 기술기업을 위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여기에는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우 문제에 대한 대응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는 단일 기업에 초점을 맞춘 조사보다 더 포괄적이고 강력한 방식으로 우리가 제기한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독자적인 청원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중복적이므로, 이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USTR이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301조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중 하나로 디지털 분야를 언급한 것일뿐, 한국 정부를 콕 집어 조사하겠다고 밝힌 적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의 디지털 분야 조사 대상에는 유럽연합(EU)·일본·한국 등 여러 나라가 포함돼 가능성이 크며, 한국만 대상으로 하는 조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상호관세가 무효화되자마자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15%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동시에, 의회 승인 없이 122조를 발동할 수 있는 시한인 150일 이내에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근거한 조사를 마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301조 조사 대상에 ‘대부분의 교역국’이 포함될 것이며 쌀 보조금·과잉생산·디지털세 등의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 밝혔는데, 여기에는 대미 무역 흑자국인 한국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301조 청원 철회와 별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소송은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FTA에 따른 우리의 권리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우리의 잠재적 조치는 계속 독립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1월 “한국 정부가 혁신적인 미 경쟁 업체를 표적 삼아 파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 중재 의향서를 발송한 상태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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