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취소 땐 30% 위약금” “환전 미리 할걸”…해외여행객도 ‘비상’
여름휴가 항공권·숙소 예약 곤란
‘고유가·고환율’ 경비 부담도 늘어
서울 개포동에 사는 김모씨(62)는 오는 4월 초 튀르키예 여행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옛 직장 동료들과 160만원대(1인 기준)에 8박10일로 패키지 여행을 가기로 했지만, 중동 주변 국가인 튀르키예가 안전할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행사에 문의했더니 취소하려면 위약금 30%를 내라고 했다”며 “해약도 못하고 가슴만 졸이고 있다”고 했다.
9일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중동 사태로 해외여행을 준비하던 이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당장 4월은 물론 올여름 휴가철까지 해외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통상 해외로 떠날 경우 최소 2개월에서 6개월 전에 미리 일정을 짜고, 미국·유럽 등 장거리 지역은 더 빨리 계획을 잡는다. 소비자들이 발을 동동거리는 것은 여름휴가(7~8월)가 채 5개월도 남지 않은 데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 조짐까지 보여서다.
현행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을 보면 외교부의 여행경보가 3단계(출국권고) 이상인 지역이 아닐 경우 여행사들은 ‘단순한 불안이나 우려’로 계약을 해제하면 소비자에게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외교부는 중동 7개국(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에 대해 여행경보 3단계를 발령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하나투어 등 주요 여행사는 3월에 출발하는 이들 중동 지역 여행 상품은 물론 이곳들을 경유하는 여행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 없이 100% 전액 환급해주고 있다. 반면 이들 7개국 외 지역은 여행 일정을 취소하려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
개별 여행객도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올여름 두바이로 여행을 가려고 했던 직장인 최모씨(35)는 항공권은 물론 숙소 예약사이트를 실시간 찾아보며 속을 태우고 있다. 최씨는 “호텔 숙박은 물론 항공권은 지금 예약해야 저렴하다”며 “무료 계약해지가 가능한 상품만 골라보고 있는데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고유가와 고환율도 걱정이다. 이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항공유 가격 인상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항공유 인상은 국제선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유류할증료 증가분을 더하면 여행 경비 부담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월 유류할증료를 조정하는데 당장은 반영되지 않겠지만 5월에는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환율도 문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목전에 둔 만큼 패키지 여행은 물론 개별 여행을 가더라도 체류비 등 경비가 만만치 않아서다. 남편의 정년퇴직을 기념해 해외여행을 가려고 했던 주부 장모씨(58)는 “미리 환전을 했어야 하는데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 영향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은 해약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항공권은 물론 해외 숙박, 음식점 등 취소 수수료를 줄이는 방안을 찾는 등 고객 부담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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