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시장까지 속속…‘용기’ 내는 제주
팝콘 용기·음료컵 등도 교체 예정…수거·세척까지 원스톱 설계
“뜨거운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환경호르몬 걱정에 망설였는데 다회용기가 생겨 정말 좋아요. 맛도 최고입니다!” “통이 엎어져도 내용물이 새지 않아 만족스러워요.” “음식이 더 정갈해 보이고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치우기도 간편합니다.”
제주에서 일회용기를 다회용기로 대체하는 사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음식 배달과 야영장에서 시작된 다회용기 보급 사업은 영화관, 골프장, 야시장 등 제주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제주시 연동·노형동 지역에서 ‘배달앱 다회용기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139개 업체가 참여해 총 1만9520건의 주문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참여 업체 50곳, 주문 5000건’을 2~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도는 약 3만2400개의 일회용기를 다회용기로 대체함으로써 1t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감량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배달앱으로 주문할 때 ‘다회용기’를 선택하면 스테인리스 용기에 음식을 담아 배달하는 방식이다. 식사 후 용기에 부착된 QR코드로 반납 신청을 하면 전담 인력이 회수해 간다. 특히 제주시니어클럽과 협업해 용기 세척 등에 노인 인력을 고용함으로써 노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배달앱 리뷰에는 환경 보호에 대한 뿌듯함은 물론 일회용기보다 포장 상태가 우수하고 쓰레기도 발생하지 않아 뒤처리가 깔끔하다는 평이 많다. 도 관계자는 “참여 매장과 소비자에게 일정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있다”면서 “음식점 업주들도 처음에는 도입을 어려워하지만, 막상 참여한 후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공공야영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회용기 지원 사업에서도 세척량 기준 2만7000여개의 다회용기가 사용되며 약 0.4t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이 사업은 야영장에 스테인리스 용기를 비치하고 야영객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다.
올해는 사업 범위가 영화관, 테마파크, 골프장, 야시장까지 대폭 확대된다. 우선 제주시 2개 동에서만 실시했던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적용 범위가 상반기 중 제주시 전 지역과 서귀포시 일부 지역까지 넓어진다.
도는 하반기에 영화관 팝콘 용기, 음료컵 등을 다회용기로 교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골프장이나 테마파크, 동문야시장에서 사용했던 종이 도시락, 플라스틱 용기도 다회용기로 대체한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국내 상설시장 중에서는 처음으로 다회용기가 도입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 후 반납·수거·세척까지 이어지는 전문 운영체계를 갖춰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각종 행사와 축제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할 경우 최대 2000만원(자부담 10%)을 지원하는 사업도 실시 중이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2년간 200여개 축제와 행사에서 일회용품 324만개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해 폐기물 48t이 줄었다”면서 “다회용기 사용이 번거로운 선택이 아닌 자연스러운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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