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고유가, 평화 위한 대가”…이란은 “200달러 넘을 수도” 경고
이스라엘·이란, 에너지 시설 타격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
걸프 산유국도 원유 감산 ‘본격화’
국제유가 상승세 당분간 지속될 듯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공습 표적이 군사시설과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넘어 역내 에너지 인프라로 옮겨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태가 계속되면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고유가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유가는 미국과 세계의 안전, 평화를 위해 지불해야 할 아주 작은 대가일 뿐”이라며 “이란 핵 위협 제거가 완료되면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도 CBS 인터뷰에서 “일시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겠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에도 몇주 정도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에너지 시설을 타격하기 시작하면서 전쟁은 유가가 진정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테헤란에 있는 샤흐런 저유소 등 주요 연료 저장시설 30곳을 공격했고, 이란은 이에 대한 반격으로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의 정유시설을 타격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정규군을 통합 지휘하는 카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미·이스라엘이 자국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지역 석유시설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사령부는 “분쟁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걸프 산유국들은 원유 수출길이 막히고 유류 저장 탱크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원유 감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바레인은 9일 이란의 공격으로 정유시설에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 조항은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이 일어났을 때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해주는 장치다. 쿠웨이트석유공사는 지난 7일 원유 수출에 대해, 카타르는 지난 4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해상 유전의 생산량을 감축했고,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55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하는 라스타누라 정유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 상태다. 블룸버그는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과 연관된 선박 1척만이 해협을 통과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 너태샤 카네바는 이달 말까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석유 일일 생산량 900만배럴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세계 원유 수요의 약 10%에 해당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은 9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전략 비축유 공동 방출 방안을 논의한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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