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해상풍력, 수협 과보상 요구·행정 방관 ‘좌초’ 위기

주성학 기자 2026. 3. 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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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발전사 11GW 규모 사업 추진
수협, 배 1척당 5천만원 고수로 발목
郡, 가짜 어민·유령 선박 정리 등 외면
사업 지연·군민 기본소득 추진 불투명
사진은 영광 군청 전경. /사진=영광군 제공
지역 주민과 경제에 훈풍을 가져다 줄 영광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9일 영광군 등에 따르면 17개 발전사업자가 영광 해역 일원에 전국 최대 규모인 11GW급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 중 8개 업체가 본격적인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수협의 과도한 보상금 요구와 행정 당국의 방관에 발목이 잡히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될 상황이다.

군은 해상풍력 이익공유제를 통한 ‘군민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민 수용성 동의 권한을 쥐고있는 수협이 “5조원 사업에서 500억원 보상은 상식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전 단계로 이해당사자(권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현재 해당 권한을 앞세운 영광군수협이 과도한 보상금을 요구하면서 사업자와의 협상이 중단됐다.

갈등의 핵심은 조업 실적이 전혀 없는 이른바 ‘유령 어선’들에 대한 무리한 보상 요구다.

통상적으로 해상풍력 사업자는 객관적인 어업 피해 조사 용역을 거쳐 실질적으로 조업하는 어민들에게 피해 규모에 맞는 보상금을 별도로 지급한다.

그러나 수협 측은 이와 별개로 배 소유자를 대상으로 선박 1척당 5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보상할 것을 사업자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안마 해상풍력의 경우 여의도 면적의 30%에 달하는 2천500만평의 어장이 사라져 어민들이 생계를 잃게 된다”며 “가령 배 1천척에 5천만원씩을 준다고 해도 총 500억원이다. 5조원짜리 사업에서 1%에 불과한 금액인데, 그 정도의 대책이나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상식에 어긋나느냐”고 항변했다.

이 같은 상황의 이면에는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제’의 특혜를 노린 꼼수가 숨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자로부터 어업 보상금을 받아내 ‘피해 어업인’으로 인정받게 되면, 해상풍력 사업에 대한 투자 권한 중 일반 군민(투자 한도 1천만원)보다 4배나 많은 4천만원(세대당 최대 8천만원)의 투자 권한을 얻어 매년 수백만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협과 사업자 간 의견차로 인해 해상풍력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허가권을 가진 영광군이 갈등을 중재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방관하고 있어 ‘행정 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군은 대외적으로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제’ 홍보에만 치중할 뿐 실타래처럼 엉킨 보상 문제에는 “민간 사업자와 수협 간 문제라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행정 관청이 특정 단체에 보상금을 얼마 주라고 강제하거나 지정할 법적 권한은 없다”며 “과거 전임자 시절부터 수협을 권리자로 보고 인허가를 진행해 온 터라 이제 와서 권리자 지위를 철회하기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양측이 원만하게 절충안을 찾아 협의해 주길 바랄 뿐 직접 개입하기는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지역 주민들은 “영광군은 뒷짐만 진 채 수협 핑계를 대고, 수협은 어민 생존권을 방패 삼아 사업비의 1%를 운운하며 몽니를 부리는 형국”이라며 “결국 행정 당국이 명확한 보상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세워 개입하지 않으면 지역 경제를 살릴 해상풍력 사업은 공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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