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을 위해 싸운다” 급소도 두 번이나 맞고, 구토도 했지만...전직 챔피언 가브란트가 말하는 가장의 무게 [현장인터뷰]
“정말 이상한 경기였다.”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 있는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6’, 이 대회에서 샤오롱과 언더카드 경기를 치른 UFC 밴텀급 파이터 코디 가브란트(34)는 이 말대로 근래 UFC에서 보기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2라운드 도중 의도치 않게 상대를 박치기로 가격한 것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3라운드에서는 샤오롱의 킥에 두 번이나 급소를 맞았고, 구토하기도 했다. 결국 만장일치 판정승(28-27, 28-27, 28-27)을 거뒀다. 2연패에서 벗어나는 승리였다.

2라운드 머리를 부딪힌 장면에 대해서는 “상대가 그 충격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허브(허브 딘 심판)가 개입하는 모습은 못 봤지만, ‘저렇게 쓰러진 상대를 공격해서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언어의 장벽이 있어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상대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며 달려들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리고 문제의 3라운드. 상대의 킥에 급소를 맞은 그는 “급소를 그렇게 세게 맞은 적은 처음이었다”며 당시 장면을 떠올렸다. “그런식으로 이기고 싶지는 않았다. 관중들의 응원을 듣고 정신을 차렸는데 3~40초 뒤에 다시 한 대를 더 맞았다”고 밝힌 그는 “경기 흐름을 찾기 어려웠지만, 완전히 정신을 잃거나 멍해지지는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심각해 보였을지 몰라도, 생각보다 멀쩡했다. 화면을 보고 나서야 ‘와, 제대로 맞았네’라고 생각했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상대는 내 파워 펀치를 잘 피했다. 상대를 유인하려고 움직임도 활용했는데 상대가 잘 피했다. 그리고 왼발 킥으로 공격해왔는데 좋은 공격이었다. 내 무릎에 피해를 끼쳤다. 미국에서 첫 경기고, 전 챔피언을 상대로 큰 무대에서 치르는 경기였다. 그는 아직 어리고, 위험한 선수다.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선수다. 옥타곤 위에 있는 내내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경기에서 얻을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며 상대 샤오롱을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2016년 UFC 밴텀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첫 번째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고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한때 플라이급 전환도 해봤지만, 뜯은 대로 되지 않았다. 커리어 끝물에 접어들면서 언더카드로 밀려나는 처지가 됐다. 이날은 커리어 상승세인 선수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고, 수많은 수난이 있었지만, 당당하게 살아남았다.
첫 번째로 사타구니를 얻어맞고 오히려 더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그는 “상대 공격에 맞서 반격하고 싶었다. 레슬링 기술을 섞어서 경기를 풀어가고 싶었다. 저 안에서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강한 공격을 몇 번 날렸다. 강한 상대였지만, 그 순간에도 침착함을 유지했다. ‘이 녀석이 싸우고 싶어 하네? 좋아,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당시 느꼈던 감정도 전했다.
이어 “그리고 코치님을 쳐다봤는데 숨을 쉬며 진정하라고 하더라. 이분들은 정말 대단하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신다. 이 경기를 위해 완벽하게 준비시켜주셨다. 정말 이상하고 기묘한 경기였지만, 어쨌든 이겼고,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차례”라며 코치진에게 감사함도 전했다.

어려운 상황이 많았지만, 3라운드가 끝난 뒤 판정을 기다릴 때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가 감점받을 것을 알고 있어서였을까? 그는 “감점도 있었지만, 내가 테이크 다운도 더 많이 뺏었고 더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생각했다”며 이날의 판정승은 자신이 경기 내용을 지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최근 롭 폰트, 말론 베라 등을 연달아 꺾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멕시코 출신 파이터 데이빗 마르티네스의 이름을 특별히 언급한 그는 “계속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 무릎 검사도 받고, 고환도 괜찮은지 봐야겠다. 그 이후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 여름 전에 시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다.
다음 주에 여덟 살이 되는 아들과 태어난 지 두 달 된 딸이 있다고 밝힌 그는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싸우고 있다. 가족들을 먹일 식사를 차리고 아이들에게 내가 자라면서 누렸던 것과 같은 기회를 주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가족들을 위해 싸우는 것이 자신의 동기부여임을 강조했다.
[라스베가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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