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팀 미라이'처럼…이준석이 주도한 AI 정치혁명, 민주·국힘도 총력

김인한 기자 2026. 3. 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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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381만표를 얻어 비례대표 의원 11명을 배출한 '팀 미라이' 정당. 안노 다카히로 팀 미라이 대표(오른쪽에서 2번째)와 당원들의 모습. / 사진=엑스(X·옛 트위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도 'AI(인공지능) 열풍'이 불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직접 개발한 'AI 선거 사무장' 애플리케이션을 들고 나와 '최소 비용, 최대 효율'의 선거를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각각 AI를 통한 선거 예측모델과 AI 기반 정치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선에서 AI 예측모델을 활용하기 위한 실무팀을 구성했다. 일반적인 여론조사가 정적 평가라면 AI 예측모델은 유권자의 표심을 실시간 확인하는 동적 평가 모델이다. 실무팀은 최근 관련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AI 예측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5가지 AI를 만들어 훈련시킨 뒤 승리 가능성이 몇 %인지 예측해주는 모델"이라며 "이번 지선에서 AI 예측 모델에 대한 베타테스트(최종 성능점검)를 거쳐 다음 총선에서 활용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참고하는 모델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예측 플랫폼인 미국의 폴리마켓이다. 주식 시장처럼 참여자들이 선거 결과 등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에 돈(가상자산)을 걸고,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얻는 구조로 작동하는데 AI 에이전트들도 직접 베팅에 참여한다.

실제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집단지성'이 발휘돼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미국 대선 등 주요 정치 이벤트에서 전통적인 여론조사보다 빠르고 민감하게 판세 변화를 짚어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은 배당금 등을 거는 시스템은 제외하되, 참여자의 판단이 모여 시시각각 변하는 선거 승률을 보여주는 동적 예측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이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무총장은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집적된 대전 유성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6일 AI·데이터 기반 '온라인 공천시스템'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종이 서류와 대면 접수 방식을 탈피해 디지털 공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AI 기반 정치신용평가 모델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지원자의 당 기여도 ▲지역 공적 활동 ▲도덕성 등 주요 지표를 수치화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 평균을 비교 분석한 뒤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AI 챗봇 서비스와 OCR(광학문자인식) 자동 검증 체계를 통해 선거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선거 사무장' 앱 시연회에서 앱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개혁신당은 AI 관련 혁신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IT(정보기술) 프로그래머들과 공동 개발한 'AI 선거 사무장'을 시연했다.

이 앱은 지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거 후보자의 일정과 동선을 관리해주는 기능이 핵심이다. 후보 본인이 어느 시설을 주로 방문할지, 이동수단은 어떻게 할지 등을 추가 설정할 수 있다. 특정 시점에 다수의 지역 유권자와 만날 수 있는 일정 추천도 가능하다.

앱 사용 이후에는 히트맵(Heat map·활동 반경)을 통해 자신의 유세를 점검할 수 있다. 유세를 통해 유권자와 얼마나 만났는지 등을 분석해 추후 유세 전략을 짤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앱에는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추가해 선거 후보자와 AI가 실시간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대표는 "선거에서 혼을 갈아 넣다 보면 여기를 언제 갔는지 기억이 잘 안 날 수도 있고 가는 곳만 계속 가는 현상이 생긴다"며 "누군가의 체계적인 일정·동선 관리를 통해 (후보가) 현장을 구석구석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게 (앱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혁신기술을 통해 정치를 혁신하고 있는 일본·대만의 정당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팀 미라이(미래)가 대표적이다. 팀 미라이는 지난달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381만표를 얻는 돌풍을 일으키며 비례대표 의원 11명을 배출했다.

팀 미라이의 약진은 극단적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끌어들인 덕분이다. AI 엔지니어 출신 대표가 이끄는 이 정당은 대부분 전문직 종사자로 구성돼 있다. 후보자 평균 나이도 39.5세에 불과하다. 팀 미라이는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유일하게 소비세율 유지를 공약했다. 대부분의 정당이 소비세율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국가의 미래 어젠다를 선점해 유권자의 표심을 얻은 것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팀 미라이는 일본 정당 중 유일하게 현행 소비세율 유지를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미래 어젠다를 선점하고, AI와 첨단기술을 통해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유권자들이 선택해준 것"이라며 "AI를 통한 정치의 혁신 뿐 아니라 국가적 어젠다를 설정할 수 있는 정당이 유권자의 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인한 기자 inhan.kim@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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