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폭탄 11기 분량 우라늄 보유 … 美 '핵제거' 특수군 투입 검토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2026. 3. 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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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든것이 테이블 위"
작년 美의 이란 핵시설 타격후
농축 우라늄 행방 묘연해져
지상군 투입해 확보 나설듯
이란 핵능력 원천차단 의도
트럼프 "이란 핵 용납 못해"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엔켈랩 광장에 151명의 이란인들이 모여 차기 최고지도자로 임명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으로 오랫동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의 농축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한 특수부대 투입 가능성과 관련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Everything is on the table)"고 밝힌 것은 이란의 핵 능력 차단을 위해 지상군 투입도 불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그의 아들이자 '강경파'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상황에서 이란의 핵 능력은 앞으로 전쟁의 향방을 가를 중대 요소가 될 전망이다.

미 ABC뉴스에 따르면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란이 10일 내 무기급 물질로 전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우라늄을 농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농축우라늄이 지난해 6월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 당시 미국이 폭격했던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시설에 보관돼 있다면서 병력을 투입하면 현장에서 이를 희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7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후반 단계에서 이란의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한 특수작전을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작전 목표는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우라늄 450㎏을 확보하는 것이다. 60% 농축우라늄은 '준무기급'으로 분류되는데, 몇 주 내 '무기급'인 90% 수준으로 농축이 가능하다. 이는 핵폭탄 11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은 저농축우라늄 800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6월 작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우라늄 확보까지 시도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이를 실행하지 않았지만, 공습·타격 이후 고농축우라늄의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습 이전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관들이 신고된 핵시설에 하루에 한 번꼴로 방문했지만, 이후 감시가 중단되면서 미국·이스라엘이 우라늄 은닉 장소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고농축우라늄은 높이 약 36인치(91㎝)의 실린더 16개에 저장될 수 있어 차량이나 사람이 운반할 수 있을 만큼 가볍다는 점에서 영구적으로 은닉될 수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다만 액시오스는 실제 작전이 이란군의 대응 능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판단될 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작전을 미군과 이스라엘군 중 누가 수행할지, 합동 임무로 진행할지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우라늄 확보 과정의 기술적·군사적 난관이 적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을 당장 실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취재진을 만나 관련 질문에 "나중에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선출을 언급하며 "나는 5년 뒤에 (미국) 사람들이 (이란으로) 돌아와 같은 일을 또 해야 하거나, 더 나쁘게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두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당 인터뷰는 모즈타바가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는 공식 발표 이전에 이뤄졌지만, 이미 모즈타바가 선출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던 상황이었다.

블룸버그는 사망한 하메네이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금지하는 파트와(종교지도자의 칙령 혹은 이슬람 율법 해석)를 내렸지만, 새로운 지도자가 해당 파트와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습이 9일째 이어진 가운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7번째 미군 사망자가 나왔다고 미 중부사령부가 발표했다. 대이란 공격 작전을 주도하고 있는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초기 반격 과정에서 다쳤던 미군 한 명이 7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는 최소 1332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쳤다고 주유엔 이란대사는 전했다.

이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주재 중인 외교관들에게 철수령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사우디 주재 외교 공관에서 근무하는 비필수 인력이나 가족들이 원한다면 자발적으로 출국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기는 했지만, 의무적 철수령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봉쇄 압박으로 인한 유가 급등 문제가 몇 주 내 풀릴 것이라고 CNN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라이트 장관은 "약 24시간 전에 대형 유조선 한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걸프 해역을 지났다"고 소개한 뒤 미국이 이란의 공격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통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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