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의 연애, ‘몽글상담소’를 향한 엇갈린 시선

장자원 2026. 3. 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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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사랑할 권리 있다” vs “공감한다고 문제 해결될까”
이효리와 이상순이 출연하는 '몽글상담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달장애인들의 연애와 사랑을 다룬 예능 프로그램이다. 사진=SBS 교양 채널 유튜브(SBS 달리)

국내에서도 발달장애 청년들의 연애를 소재로 한 예능이 나왔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악플 등에 대한 우려도 한 몸에 받고 있다.

8일 방송을 시작한 SBS 스페셜 3부작 '내 마음이 몽글몽글-몽글상담소'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달장애 청년들의 사랑을 다루는 리얼버라이어티다.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소장으로 있는 상담소에 성인 발달장애 청년들이 찾아와 연애 관련 도움을 청한다는 설정이다.

'장애'가 아닌 '청춘'에 관한 이야기

이날 첫 방송에선 장애를 이유로 관계나 사랑에서 상처를 받은 의뢰인들의 고민을 조명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던 의뢰인,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 망설였다는 의뢰인,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을 고백한 의뢰인들의 사연이 이어졌다.

발달장애 청년들이 첫 소개팅을 진행하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긴장한 티가 역력하던 이들은 이내 서로의 음식을 챙겨주고, 자연스레 대화를 주고 받으며 또래 청년들과 비슷한 모습의 만남을 이어갔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고혜린 PD는 지난해 백상예술대상에서 '방송 부문 교양 작품상'을 수상한 연출가다. 방송 전 공개된 인터뷰에 따르면 고 PD는 실제 발달장애 청년인 자신의 남동생과의 일화를 통해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기는 '사랑과 연애'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시기지만, 발달장애 청년들의 사랑에는 사회가 큰 관심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사진=SBS 교양 채널 유튜브(SBS 달리)

고 PD는 "촬영이 진행될수록 출연자들이 장애를 가진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를 만나보고 싶은 그저 한 명의 청년이라는 사실이 보였다"며 "결국 이 프로그램은 '장애'가 아닌 '청춘'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위로와 희망" vs "불필요한 편견만 확산"

시청자들도 이같은 기획 의도에 화답했다. '몽글상담소'의 첫 방송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1.5%를 기록했다. 첫 방송의 주요 장면을 다룬 유튜브 쇼츠 영상 조회수는 3만6000회(최다 조회수 영상 기준)를 기록하는 등 적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에 발달장애인이나 이들의 보호자들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시청자는 "'내 아이도 이렇게 크겠구나' 생각하면서 봤다"며 "가슴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없는 곳에서 어떻게든 한 걸음씩 나아가긴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른 시청자들도 유튜브 댓글을 통해 "(출연자들의) 표현 방식이나 말투가 사랑스럽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는 줄 알았는데, 장애가 없는 사람과 거의 똑같아 놀랐다", "장애가 있다면 연애나 결혼은 꿈도 못 꾸고 숨어 살아야 하는 줄 알았는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몽글상담소'에 대한 상반되는 댓글 반응. 사진=SBS 교양 채널 유튜브(SBS 달리)

반대로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출연자들의 행동이나 말이 자칫 발달장애인들 전체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확산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자신을 지적장애를 가진 가족을 둔 보호자라고 소개한 한 유튜브 유저는 "현실에서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관계'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어렵거나 성적 욕구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해 하루 종일 그 생각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사랑을 할 권리가 있다'는 문장 하나로 정리될 수 없는 무거운 주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보호자 역시 "방송이 뭘 보여주려는지를 모르겠다. 유명인들이 나와서 다정하게, 뭐든지 다 이해한다는 말투로 따뜻하게 공감해준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라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였다.

해당 프로그램의 예고편을 공유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서도 "취지는 좋아보이지만, 3부작으로 다루기 복잡한 사안",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겠나", "방송이 혐오의 도구로 사용될까 걱정"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제작진은 우선 비판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고 PD는 방영 전 공개된 인터뷰에서 "방송이 모든 발달장애 청년의 삶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논의가 시작되는 것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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