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총선, 30대 래퍼 출신 샤 총리 유력…기성 정치권 심판

지난해 9월 ‘제트(Z) 세대’(1997~2012년생·젠지) 반정부 시위 뒤 처음 치러진 네팔 총선에서 래퍼 출신 정치인이 돌풍을 일으켰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세대교체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각) 네팔 언론 ‘카트만두 포스트’ 등에 따르면 5일 치러진 총선에서 발렌드라 샤(35) 전 카트만두 시장이 이끄는 개혁 중도 성향 국민독립당(RSP)이 하원 165석 가운데 124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다. 그 뒤를 이은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네팔의회당은 17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젊은 층’의 약진은 전국적으로 눈에 띈다. 8일 저녁까지 발표된 159개 선거구 결과에서도 40살 미만 후보가 59명(약 38%)이나 당선됐다. 이번 총선 결과는 2022년 창당한 신생 정당이 기성 정당을 제치고 네팔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승리를 거둔 사례로 평가된다. 샤 전 시장도 이번에 출마한 네팔 동부 자파-5 지역구에서 6만8348표를 얻어 케이피(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1만8734표)를 큰 표 차이로 꺾으며 유력한 총리 후보로 떠올랐다.
샤 전 시장은 지배층 부패를 비판하는 힙합으로 이름을 알린 래퍼 출신이다. 2022년 청년층 지지를 바탕으로 카트만두 시장에 당선됐고, 지난해 반정부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온라인 중심 유세로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번 정치 돌풍은 부패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다. 지난해 9월 고위층 특권을 풍자한 게시물 확산을 이유로 정부가 소셜미디어를 전면 차단하자 젊은이들이 벌인 항의 시위에서 77명이 강경 진압으로 숨졌다. 이후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해 의회 건물과 전 총리 자택이 불타는 등 폭력 사태로 번졌다. 그 과정에서 올리 당시 총리도 축출됐다. 네팔의 반정부 시위는 마다가스카르·모로코·페루·파라과이 등 세계 곳곳의 청년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네팔 신임 총리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결과 보고를 받은 대통령이 하원 다수당 대표를 총리로 지명하며, 하원의 신임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임 총리 임기는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50년 만에 최악 ‘오일쇼크’ 오나…“유가 150달러 갈수도”
- “초가삼간 태울 건가”…대통령 ‘자제령’에도 강경파는 ‘반발’
- CNN “이란 초등교 공습 미사일, 미국산 토마호크로 보여”
- 지지율 ‘바닥’·오세훈 ‘반기’…버티던 장동혁 결국 ‘절윤’ 공식화
-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괜찮을까 [성한용 칼럼]
- “참상 즐기는 악당 같다”…미 전쟁부 장관 오만방자 위험 수위
- 부정선거 반박하더니…이준석, 외국인 댓글 금지법 발의 ‘혐오 본색’
- 카타르서 한국인 300명 태운 긴급항공편 인천으로 출발
- “검찰 보완수사권, 감정적 접근 심각”…박찬운 자문위원장 사퇴
- 청와대 “석유 최고가격제 이번주 시행…유류 소비자 직접 지원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