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산업연구원 “유가 100달러 이상 급등땐 반도체도 타격”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이란 사태 관련 주요 산업 영향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 시 업종별 수출의 유가 탄력성 분석 결과 석유제품(11.04%), 화학제품(1.84%), 비금속광물 제품(0.82%) 순으로 생산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는 중동산 나프타의 54%를 호르무즈를 통해 조달하고 있어, 롯데케미칼·LG화학·GS칼텍스·SK에너지 등 원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생산 차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해운·물류 업계의 경우 연료비와 달러 결제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는 직접적인 충격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전쟁위험 보험 축소와 항로 우회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항공유와 경유 프리미엄이 다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중동~아시아 원유 운임은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대한항공 주가도 크게 하락하는 등 시장은 이미 비용충격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해운·물류 업계는 대체 항로와 대체 항만을 확보해야 해 부담이 커졌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자동차·기계 등 주력 수출 대기업은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으로 가격경쟁력 보완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장기화 시 투자위축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는 중동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과 헬륨 등 핵심 소재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도 간접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한 뒤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생산비용 증가로 수출경쟁력 약화 및 해외수요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 영향과 더불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국내 소비 여력 축소 등으로 수입에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은 “고유가와 고환율이 겹치면 석유·화학을 넘어 반도체 같은 주력 산업과 일자리에까지 충격이 전이될 수 있다”며 “정부는 에너지 원가 상승분에 대해 세제 조정과 정책금융을 통해 부담을 완화하고, 중소·중견기업이 협동조합·산단 등을 통한 원자재 공동구매와 물류비 절감에 나설 수 있도록 금융·정보·플랫폼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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