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미투자특별법, 골든타임 놓쳐선 안된다

2026. 3. 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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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경제는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격전지에서 싸울 수 있는 최소한의 방패 역할을 해줄 것이다.

특별법은 해외 진출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수익이 국내 기술개발(R&D)과 시설 투자로 재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국회 여야간 약속대로 대미투자특별법이 처리되어 우리 산업 현장에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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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美 관세압박 속
한국 자동차 산업 시험대
논쟁만 하다 때 놓치면
모빌리티 하청기지 전락
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최근 글로벌 경제는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촉발된 중동 정세의 악화는 국제 유가와 물류비용의 불안정을 초래하면서 글로벌 경제를 근간부터 흔들고 있다. 특히 해외자원 의존도가 높고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 경제는 어려움이 배가되고 있다.

이런 대외적 변수는 단순히 에너지 위기에 그치지 않는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국가들의 패권 다툼 속에서 우리 경제의 핵심 보루인 자동차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한 시험대에 놓여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우리 정부와 15% 수준의 관세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년 들어 한국 내 무역합의 이행 지연 등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 25% 재인상 가능성을 시사해오고 있다.

이처럼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계가 가장 우려하는 바는 우리 내부의 대응 속도가 지연되는 경우이다. 일본 전국시대, 난공불락이라 불리던 오다와라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대군에 포위된 상황에서도 적시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했다.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골든타임을 놓친 오다와라성은 허망하게 함락되었고, 일본 역사에서는 이를 논쟁만 일삼다 때를 놓치는 상황을 비유해 오다와라평정(小田原評定)이라 부른다.

다행히 우리는 오다와라성의 허망함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국회는 12일까지는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기로 여야 간에 합의했다.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 경제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댄 정치권의 결단에 자동차 업계를 대표해 깊은 환영의 뜻을 표한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격전지에서 싸울 수 있는 최소한의 방패 역할을 해줄 것이다. 첫째, 특별법을 통해 미국이라는 최대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 시장 내에서 경쟁기업 대비 우리 자동차가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완성차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부품 협력업체 수만 곳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현지 생산 거점이 안정화되어야 국내에서 생산되는 핵심 부품의 수출길도 함께 열린다.

둘째, 특별법은 국내 산업 공동화를 막는 완충 장치다. 일각에서는 해외 투자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 우려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특별법은 해외 진출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수익이 국내 기술개발(R&D)과 시설 투자로 재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셋째, 기술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로의 전환기에서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모빌리티 강국에서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번 법안은 미래기술 개발을 뒷받침할 든든한 제도적 근거가 될 것이다.

오다와라성의 교훈을 되새기자. 시간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아무쪼록 국회 여야간 약속대로 대미투자특별법이 처리되어 우리 산업 현장에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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